초등학생 엄마가 된 지 몇 달 흘렀다.
그 그룹에 속하기 전에는 과연 그룹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떤 상황들이 펼쳐질까 하는 두려움과 기대가 공존하다가, 막상 그 그룹에 들어가게 되면 별 게 없다는 걸 깨닫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 보니 유치원의 연장선상, 그러나 좀 더 공식적이고 엄격한 느낌이랄까.
그러나 들어가기 전에는 온갖 미디어에 '초등학교 입학 전 꼭 해야 할 것', '초등학교 입학 전 준비해야 할 것',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엄마가 알아야 할 것' 등의 문구가 보이면서 가뜩이나 긴장한 엄마들은 더 마음 졸이게 된다.
사실...
뭔가... 다르긴 다르다.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느낌도 들고, 아기가 아니라 어린이라는 타이틀을 공식적으로 부여받은 느낌이고,
엄마들 사이도 더 조심스러워진다. 앞으로 더 오래 볼 사이라 그런가...
그리고 가장 다른 건, 아이들이 정말 일찍 하교한다.
하교 후에 계획을 잘 짜지 않으면 허송세월을 보낼 수도 있고, 시간이 꼬여서 한 학기 내내 고생하기도 한다. 방과 후는 어떻게 할지, 돌봄은 어떻게 할지, 큰애와의 스케줄은 어떻게 할지 등, 하교시간 후 많디 많은 자유시간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다.
또 하나.
엄마인 나도 많이 바뀌었다. 생활패턴도 그렇고, 삶의 방향도...
아이가 유치원생일 때는 좀 더 여유로운 기분이었다. 몸으로 느끼는 것도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나한테 그래도 투자할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있는 느낌이었는데,
초등학생이 되어 방과 후 사교육이 급격히 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줄어들었다.
자연스럽게 나의 포커스도 패션이나 뷰티가 아니라 더더욱 교육교육교육과 성장으로 치우치게 되었다.
결혼기념일과 생일이 다가오면서 남편이 어떻게 특별하게 보내면 좋을지 이야기하더라.
내가 예쁜 옷 한 벌 더 갖는다고, 입고 나갈 일이 있을까.
예쁜 액세서리 하나 더 산다고, 자랑할 일이 있을까.
이제 더더욱 엄마라는 타이틀에 나 자신이 꽁꽁 싸매진 느낌이 강력하게 드는 것...
그게 초등학생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출처: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