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나아가서는 사람을 움직이는 대화법 <가정 + 보상> 이득을 말하라
최근 장을 보러 대형 마트를 가게 되었는데 재밌는 일이 벌어졌다. 바로 부모가 자식에게 대하는 두 유형의 상반된 태도를 볼 수 있었는데 그 결과가 흥미롭다. 정확하게는 둘 다 어머니와 아들 유형이었는데 쉽게 설명을 하기 위해 A 유형과 B 유형으로 대체하여 말해보겠다. A 유형은 <가정 + 채찍>이었다. 이를 테면 ‘~하지 않으면 + 혼낼 거야 ‘ 형식이었다. B 유형은 <가정 + 보상> 유형이었다. A 유형과는 상반된 화법이었는데 바로 ’~하면 + ~해줄게 ‘ 형식이다. 가령 A 유형의 자식이 대형 마트를 둘러보다가 가지고 싶은 장난감이 있다고 해보자. 자식은 떼를 쓰며 엄마에게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른다. 엄마는 안 된다며 다그치고 아들은 으레 그렇듯 울먹이며 떼를 쓰기 시작한다.(어린아이는 원하는 것을 위해 울음이라는 행위를 선택한다고 한다.)
A 유형의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계속 떼쓰면 장난감 안 사 줄 거야!” 아들의 다음 태도는 어땠을까? 더욱 크게 울며 떼를 쓰기 시작했다. 다음은 B 유형이다 A 유형처럼 B 유형의 아들 또한 울음을 선택하여 떼를 쓰기 시작한다. 그때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조용히 엄마 말 잘 들으면 장난감 사줄게.” 결과는 어땠을까? B 유형의 아들은 애써 울음을 멈추려 훌쩍거렸다. 이와 같은 상황이 왜 벌어지는 걸까?
‘~하지 않으면 ~안 해준다.’ 혹은 ‘~하지 않으면 혼난다.’라는 문장 속에선 아이로 하여금 어떤 이득도 찾아볼 수 없다. 부정적인 화법에선 부정적인 요소들밖에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 않으면 혼난다.‘라는 말을 들은 아이는 ‘혼난다’에 포커스를 맞추게 되어있다. 부정적인 결과만 머릿속에 가득 차버리는 것이다. ‘~하면 ~해줄게.’라는 말을 들은 아이는 마지막 말의 보상에 포커스를 맞추게 되어있다. 그 보상은 곧 자기 자신의 이득이다. 아이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행동을 바꾸게 되는 것이다. 부정적인 화법은 아이로 하여금 자신을 방해하고 옥죄고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우호적인 화법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상대방에게도 어떠한 보상 또는 이득을 줘야 하는지에 대한 사고방식을 학습시킬 수 있으며 자기 주도성 또한 키울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또, 우리는 아이의 행동을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가령 ‘이것 좀 해.’ 또는 ‘이거 해야 돼.’라는 말보다는 ‘이걸 해주겠니?’라는 화법을 쓰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이다. 사람은 자기가 선택해서 하는 행동에 더 적극적으로 임한다.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내가 듣는 말이 ‘명령’에 가까운지 ‘부탁’에 가까운지 무의식적으로 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고 감정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데 그 누구도 자신에게 함부로 명령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그 대상이 부모일지라도 말이다. 명령을 들은 사람은 기분이 나쁘게 되고 기분이 나쁘면 그 말의 논리가 타당하든 그렇지 않든 반발 심리가 나오게 된다. 즉, 자신에게 함부로 명령을 하는 사람의 말은 기분 좋게 따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해주겠니’ 화법으로 아이에게 선택권을 준다면 어떨까? 아이는 자기 주도적으로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는 ’ 선택권‘을 가졌다고 생각할 것이고 부모를 사랑하는 아이는 부모의 기쁨을 위해 행동하게 된다. ’ 내가 선택한 행동으로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려야지 ‘라는 마음가짐이 무의식 속에서 피어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아이에게, 더 나아가서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면 좋을 것 같다.
잘못된 화법 : “~하지 않으면, ~안 해 줄 거야.’
옳은 화법 : “혹시 ~를 해주겠니? 그럼 ~를 해줄게.”
요약해 보자. 우리가 말하는 대상이 누구든 우리는 그 사람을 존중하여 선택권을 주고 그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을 말하는 화법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음 두 가지를 기억하면 좋다.
1. 인간은 누구나 명령받기 싫어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싶어 한다.
2. 인간은 자기의 이득을 위해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