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태어나서 한 인생을 살 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알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알고, 그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은 복이 큰 사람, 복이 많은 사람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복이 아니다.
최대치를 끌어올려서 최대치의 수혜를 얻는 사람은 더 큰 복을 가진 사람이다. 더 많은 복을 가진 사람이다. 글을 쓸 수 있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은 역시 큰 복을 가진 사람, 많은 복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한 사람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사람이 만든 문자, 그 문자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멋진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품격을 드러내고 교양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품격 있는 삶이고, 교양 있는 삶이다.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삶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고결한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냐면 초등학교 5학년, 12살 어느 날 밤, 늦은 무렵 집으로 돌아가는 칠흑 같은 밤에 하늘의 별을 보면서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 그런 생각을 그때 했었다. 그때는 노벨문학상이 뭔지는 모르고 그냥 대단한 상을 받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세계문학전집에서 작가의 이력에 나온 그 노벨문학상이 대단한 상이라는 것을 나이는 어렸지만 어렴풋이 알았나 보다.
그러나 인생은 마음먹은 것처럼 흘러가지는 않아서 나는 그냥 구겨지는 삶을 살았다. 꿈이 아닌, 생존, 살아남아야 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사람이 태어나면 한 가지는 잘하는 게 있다,라는 그 하나가 내 마음속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나는 그 한 가지를 꼭 찾겠다는 굳은 결의를 하고 살았다. 그것은 나에게 맞는 공부를 한다는 것이었다. 공부가 그 길로 인도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작은아이를 등에 업고 배우겠다는 결의 하나로 큰아이가 다니는 YMCA에서 동화구연을 배울 때, 우연히 한 글짓기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한우리독서운동본부를 알게 되었다. 그 후, 나는 글을 가르치는 사람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리고 23년, 한 길로 살았다.
때로는 아이들 옆에 있어주지 못했다. 늘 미안했었고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남편이 가정에 경제적 위기를 초래했을 때, 나는 글을 가르치는 능력으로 몇 년 만에 빚을 다 갚고 그전보다 더 나은 경제적 안정을 이루었다. 그 위기 덕분에 나는 내 능력과 실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고, 또 덕분에 남편과 자식들 앞에서 당당할 수 있게 되었다. 일하는 여자로 살았는 가치를 제대로 발휘하였다. 남편과 자식들은 나의 그 면모를 여전히 자랑스럽게 생각해 준다. 내 꿈이 톡톡히 빛을 발휘했었다.
결혼 후, 글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되어서 글을 가르칠 때 나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때는 글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나 자신에게 자신감이 필요했었다. 다시 말해 나 자신에게 주는, 글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인증이었다. 작가, 소설가가 되고 싶은 소망은 소설 등단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계속해서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기에는 어려웠다. 밥벌이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생활전선의 글쓰기 강사로서 나는 나의 한계치를 긋고 소설가는 그냥 인어공주처럼 한낱 물거품 같은 꿈으로만 여겼다.
그런데 삶의 풍랑을 만나고 난 후에 나는 지금 글을 쓰는 사람, 글을 계속해서 쓰고 싶은 사람, 글을 꿈꾸는 사람으로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었던 행복한 삶의 여정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올해는 출간작가가 안 되어도 좋고, 내 글이 뽑히지 않아도 괜찮다.(물론 내 글이 뽑힐 일은 없다. 아예 접수를 안 했으니까) 일단은 시작을 했고 여기까지 왔으니까, 나는 그래도 올해는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거니까, 나는 잘했다. 나는 올해 내 목표를 이루었다. 올해는 "0"으로 시작해서 이만큼의 행복을 느끼고 있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복을 받은 사람이다. 이렇게 목표 "1"로 준비단계를 잘 마친 나로, 나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려고 한다.
그러나 내년 이때쯤에는 북토크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두 번째의 꿈, 소중하게 간직하고, 정념 하는 하루 그런 시간들을 귀하게 만들어야겠다. 한 문장에 나의 꿈을 담아야겠다. <소설가>, <출간작가>, <행복한 희망을 주는 작가>, <당신도 이룰 수 있어요, 그런 작가>가 되어서 나도 북토크에서 나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다.
"오늘 북토크의 주인공은 김현정 작가입니다." 진행자의 소개로 시작되는 북토크, 그곳에서 선 나를 상상해 본다.
그때 부르고 싶은 팝송이 있다.(내가 부르면 환상이 깨질 수가 있으니까, 잠시 틀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더 낫겠다.) 올해 초, 내가 나의 정체성과 방향을 찾을 때 아바의 "Move on" 다음으로 내게 울림을 주고 용기를 준 곡이다. "Move on" 다음으로 많이 들었던 노래이다.
<One moment in time> - Dana Winner
Each day I live I want to be a day to give the best of me.
(나는 하루하루를 살아요. 나는 최선을 다하는 하루가 되길 바라면서요.)
I'm only one but not alone. My finest day is yet unknown.
(나는 혼자이지만 외롭지 않아요. 내 생애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어요.)
I broke my heart for every gain. To taste the sweet I face the pain.
(나는 상처를 받기도 했지요. 내가 얻고 싶은 것을 위해서. 달콤한 맛을 맛보기 위해 고통도 감수했어요.)
I rise and fall. Yet through it all this much remains.
(나는 일어나고 넘어졌어. 그래도 그 모든 것을 통해 이렇게 많이 남았어.)
I want one moment in time. When I'm more than I thought I could be.
(나는 한 순간을 원해요. 내가 생각했던 그 이상이 되는 순간을)
When all of my dreams are a heart beat away.
(내가 꿈꾸던 모든 것들이 내 눈앞에 펼쳐질 때)
And the answers are all up to me.
(그리고 그 모든 해답은 나에게 달려 있지요.)
Give me one moment in time.
(나에게 그런 한 순간을 주세요.)
When I'm racing with destiny.
(내가 운명과 힘겹게 살아가고 있을 때)
Then in that on moment of time.
(그때 바로 그 순간에)
I will feel
(나는 느낄 거예요.)
I will feel eternity
(나는 영원을 느낄 거예요.)
I've lived to be the very best.
(나는 최고가 되기 위해 살아왔어요.)
I want it all no time for less.
(나는 모든 것을 원해요. 최고가 아니면 안 돼요.)
I've laid the plans.
(나는 지금까지 계획을 세웠고)
Now lay the chance.
(이제 기회를 보고 있어요.)
Here in my hands.
(여기 나의 두 손에)
Give me one moment in time.
(나에게 그런 한 순간을 주세요.)
When I'm more than I thought I could be.
(내가 생각했던 그 이상이 되는 순간)
When all of my dreams are a heart beat away.
(내가 꿈꾸는 모든 것들이 내 앞에 펼쳐질 때)
And the answers are all up to me.
(그리고 그 모든 해답은 나에게 달려 있지요.)
Give me one moment in time.
(나에게 그런 한 순간을 주세요.)
When I'm racing with destiny.
(내가 운명과 힘겹게 살아가고 있을 때)
Then in that on moment of time.
(그때 바로 그 순간에)
I will be
(나는 그렇게 될 거예요.)
I will feel eternity
(나는 영원을 느낄 거예요.)
You're a winner for a lifetime.
(당신은 인생의 승자입니다.)
If you seize that one moment in time.
(당신이 그 한 순간을 꼭 쥔다면)
Make it shine.
(그 순간을 빛나게 해요.)
Give me one moment in time.
(나에게 그런 한 순간을 주세요.)
When I'm more than I thought I could be.
(내가 생각했던 그 이상이 되는 순간)
When all of my dreams are a heart beat away.
(내가 꿈꾸는 모든 것들이 내 앞에 펼쳐질 때)
And the answers are all up to me.
(그리고 그 모든 해답은 나에게 달려 있지요.)
Give me one moment in time.
(나에게 그런 한 순간을 주세요.)
When I'm racing with destiny.
(내가 운명과 힘겹게 살아가고 있을 때)
Then in that on moment of time.
(그때 바로 그 순간에)
I will be
(나는 그렇게 될 거예요.)
I will be
(나는 그렇게 될 거예요.)
I will be free
(나는 자유로워질 거예요.)
I will be
(나는 그렇게 될 거예요.)
I will be free
(나는 자유로워질 거예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뜨거워진다. 그리고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먼 훗날 어느 날 분명코 내가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용기가 생긴다. 생의 뜨거운 열정이 느껴진다.
그런 날을 꿈꾼다. 내가 북토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꿈은 꿈꾸는 자의 것이니까. 꿈은 꿀 수 있으니까. 내년 이때쯤이면 좋겠다는 소망은 있지만(그래야 몰입의 속력을 낼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꼭 가까운 시일이 아니어도 좋다. (마음 한 구석에는) 좀 더 먼 곳에 두고 싶다. 그 꿈을 아끼고 싶다. 왜냐하면 진실로, 그럴 만한 사람이 되었을 때 그 주인공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