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일까(1화)

by 김현정

당혹스러웠다.

"나는 남자가 아니야? 나는 남자로 안 보인다는 거야!"

뻘겋게 달아올라 내뿜듯이 말하는 그, 뭔가 제대로 뿔이 난 것 같았다.

"남자긴, 남자지."

우물쭈물 터져서 나온 말, 하고 봐도 좀 웃겼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라 그녀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가 성별적으로 남자다.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무엇을 더 말해야 할지 몰라서 그녀는 손사래만 쳤다. 빨리 가라고.

누가 이 장면을 볼까 봐. 오해받을까 봐.




금요일 오후 2시.

햇볕이 잘 들어오는 통유리 창가. 근처에 앉아서 그녀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까 봐 프로필의 증명사진을 한참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눈매가 매서워 보였다. 그녀의 눈매도 예전에 학생을 가르칠 때는 저랬었지. 사진에 매섭게 나왔었다. 지금은 부드럽고 고운 선한 눈매로 깊어 보인다.


매서운 눈매는 가벼운 마음으로 두고, 그녀가 그를 선택한 이유는 성별이 남자라는 이유 말고는 영국 유학, 미대 석사, 영어 과외 외에 미술 과외까지 하고 있어서 두 가지를 다 배울 수 있는 드문 이력 때문이었다.


약간 상기된 얼굴로 그를 기다리고 있을 때 한 눈에도 알아볼 수 있는 한 청년이 급한 걸음으로 그녀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배낭을 메고, 잠바를 입은 수수한 모습이었다. 앞머리가 애교머리를 하여 이마를 가리고 있었다. 코가 오뚝하고 남자답게 생겼다. 뭘 마실 거냐고 묻는다. 차를 마시겠다고 하니, 차 이름을 묻지도 않고 알아서 주문해서 갖고 온다.


그렇게 수업을 시작했다. 남자라는 이유로 망설였지만 능글능글한 중년의 남자가 아니라 건실하게 보이는 앳된 청년의 모습이었다. 단 한 번의 2시간 영어 과외는 멋쩍은 마음으로, 쑥스러운 마음으로 그렇지만 영어 회화를 한 번 제대로 꼭 배우고 싶은 열망으로 그렇게 과외는 시작되었다. 1주일에 1번 2시간.


수업이 끝날 때쯤 마주 보고 앉아 있는 그가 눈을 응시한 채 물어본다.

"오늘 어떠셨어요?"

"아, 괜찮았어요."

"남자라고 하기가 그렇다고 하셨죠."

"네."

쑥스럽게 웃었다. 그렇지만 그녀 또한 마주 보고 앉아 있는 그를 응시한 채 대답했다.

"다들 그렇게 말하세요. 그런데 수업 한 번 해보시고는 또 다 하시더라고요."

"네."

"카톡으로 영어로 대화하면 영어가 빨리 늘어요."

"아, 네, 원래 전에 영어 선생님과도 카톡으로 대화하고 그랬어요."

"아, 그럼, 잘하시겠네요. 저한테도 편하게 하시면 돼요."

그녀의 카톡 아이디를 묻는 그에게 그녀는 휴대폰을 건네어주었다. 그가 친구 추가를 했다.




*** 일상글이 아닌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내 속에서 쓰고 싶은 글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쓰고 싶은 소재, 주제가 확실해졌습니다. 내 글쓰기, 내 문학의 방향성이 확실해졌습니다. 부끄럽지만 습작하던 시절, 초심의 마음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부디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5.5.13. 저녁 8시 23분 (시간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나만의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으로)


- 아직 연재할 생각은 없고 편하게 써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프롤로그도 생략하였습니다. 제목 또한 가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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