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라는 이름 하에 자연과의 상생이 아닌 파괴와 지배를 일삼는 방향 쪽으로 나아간 결과, 편리함을 얻은 대신에 인류가 잃어버린 것들이 있다. 특히 무의식과 의식의 사이, 잠재의식의 층을 장악하고 있는 건강에 대한 측면이 상당 부분 잃어버린 조각으로 다가온다. 잠재의식은 우리들이 생명의 본질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나타내는데, 대개 한 사람이 바라보는 세계의 대략적인 윤곽을 형성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관은 느낌으로 다가와 그 사람이 바라보는 세계에 대한 이미지와 상징 전반을 장악하는데, 우리들은 이 세계관의 형성이 고정불변한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고는 한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세계 전반을 휩쓸었던 유행도 시간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간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종종 잊어버린다. 아무래도 기억이라는 놈은 믿을 것이 못되기 때문이고, 삶이라는 것이 단지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를 품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현대인들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필수적이고, 빠뜨려서는 안 될 물건은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사용은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있게 만들어 목의 척추, 일명 '경추'의 뒤틀림과 변형을 가져온다. 경추는 호흡 신경과 맞닿아 있고, 호흡은 건강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인 만큼 경추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장시간 오랫동안 앉아 있는 사무직의 경우, 겉보기와는 다르게 건강적인 문제로 고통받는 경우가 대다수다. 몸의 기능적인 부분이 일상 속에서 제대로 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 신경계의 퇴화는 당연한 수순이고 우리들은 그 기능의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야 비로소 그 사실을 눈치챈다. 사무직과 핸드폰의 콜라보가 경추와 그에 따르는 호흡에 적지 않은 이상증세를 유발하고 있다.
호흡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발의 반사구는 각각의 발가락 위쪽 부위에 해당하는 '전두동'이다. 다섯 발가락의 위쪽에 위치한 전두동은 비염이라는 질환과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으며, 호흡은 양쪽 코가 뚫려있을 때에 음과 양의 균형이 맞은 원활한 호흡이 가능해진다. 양쪽 코가 뚫리 코, 전두동에 해당하는 발반사구가 적절한 자극을 받으면 호흡의 통로가 단지 폐가 아닌 뇌로 직결되는 호흡이 가능해진다. 흔히 어린아이들의 대천문과 소천문에 해당하는 부위로 공기가 스며들어 가게 된다. 전두동의 신경 시스템이 퇴화되었기 때문에 우리들은 호흡이 가져다주는 기쁨과 즐거움으로부터 멀어졌다.
호흡만큼 생과 죽음에 맞닿아 있는 인체의 생리활동은 없다. 물은 7일, 음식은 한 달이 없으면 생명 활동이 유지되지 않지만, 호흡은 단지 몇 분만이라도 생과의 이별을 고하게 할 만큼 가장 삶에 깊숙한 곳으로 침투해 있다. 호흡만 제대로 해도 삶의 전반적인 질적 수준이 향상되고, 감각에 대한 의존성으로부터 상당 부분 벗어난다. 요가의 프라나마야 호흡법 혹은 동양의 다양한 수련들이 호흡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호흡이 물질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데에 크나큰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전두동이라는 곳이 열리지 않고 계속해서 막혀 있게 되면, 호흡이 가져다주는 단순하지만 매우 강력한 느낌을 전달받을 수 없다. 삶에 있어서 가장 지속적이고 빠르게 충만함을 가져다주는 기쁨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발을 과잉보호하는 데에 급급한 현대의 신발들은 자연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선물들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만든다. 문명은 자연과의 상생 속에서 발전하고 개선되어야 모든 이들에게 질적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발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그 어떠한 외부 환경으로부터 유의미한 자극을 이끌어낼 수 없는 곳에서 호흡은 늘 깊은 충만감을 가져다주지 못한 방식으로 소모되고 낭비될 뿐이다.
일명 '뇌호흡'이라고 일컫는 현상은 단지 전두동의 신경계가 활성화되고, 발반사구를 통해 자극받으면 자연스럽게 생리학적으로 일어난다. 무언가 대단한 것처럼 포장해서 자본주의라는 이름 하에 거액의 돈을 받으면서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미 있는 그대로 갖추어진 것을 올바른 방식으로 활성화시켜주기만 하면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기쁨이자 즐거움인 것이다. 올바른 신발을 신고서 걸으면, 점차적으로 척추 전반이 교정되기 시작하면서 경추가 바르게 정렬 상태를 회복한다. 척추의 올바른 정렬 속에서 호흡은 자연스럽게 깊어지며, 깊은 호흡은 뇌 세포와 인체의 모든 세포 안에 산소를 가득 채워 넣음으로써 단지 존재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