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20만 부 기념 이벤트 – 무료 음료 1잔과 디저트 10% 할인’
20만 부라니, 베스트셀러다. 책의 표지를 넘기니 맨 앞장에 카페 쿠폰이 있다. 책에 카페 쿠폰이라니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작가가 쓴 책을 읽어본 적이 없기에 잘 몰랐다. 그가 카페까지 운영한다는 사실을. 어떤 내용이길래 20만 명 이상의 공감을 얻었을까. 어떻게 써야 잘 팔리는 책이 될까. 궁금했다. 호기심 반 부러움 반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손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로 가볍게 들고 읽기 좋았고 한 장 한 장 술술 넘어갔다. 이보다 쉽고 편안하게 쓴 글이 또 있을까 싶었다. 읽다가 쉬었다가 다른 페이지를 펼쳐도 바로 읽을 수 있었다. 에세이이다 보니 그러했겠지만, 작가의 잔잔한 경험이 담긴 글들이 무겁지 않게 편안하게 다가왔다. 작가의 힘든 경험담마저도 담담하게 차근차근 옆에서 들려주는 듯했다. 한마디로 부담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문장의 의미를 곱씹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스며들 듯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또한 일상에서 모두가 겪었을 만한 경험에 관한 생각과 느낌을 작가가 대신 정리해서 들려주는 듯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나도 그런데, 너도 그렇구나?’ 하며 카페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었다. 조지 오웰이 <1984>에서 가장 훌륭한 책은 독자가 이미 아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썼던 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다정한 문체로 일깨워주는 듯 말이다.
하지만 편안하게만 다가오는 내용으로 가득한 책만은 아니었다. 작가가 첫 책을 내기까지의 과정, 카페와 출판사를 시작하고 나서 겪은 실패의 과정 등 힘들었을 시간이 쉽고 편안한 문장 속에 녹아 있었다. 실패를 겪으며 분명 절망하고 좌절했을 텐데 너무도 담담하고 잔잔하게 쓴 문장이 곧 작가의 필력임을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느낄 수 있었다.
카페 운영에 실패하고 포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사람들이 원하는 카페란 어떤 카페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했다. 그리하여 지금은 서울에서 몇 번째의 북카페를 오픈했다고 한다. 책 쓰고 출판사만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누구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일일 텐데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여 현재진행형으로 성공하고 있다는 점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작가의 다채로운 경험에 따스한 메시지를 담아 잔잔하고 편안하게 풀어간 책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받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책을 쓰는 것과 판매하는 것은 다른 영역의 문제다. 열심히 쓴 책이라 해도 읽을 수 있게 만드는 마케팅을 해야만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내가 쓴 책을 출간하고 북카페에서 책도 판매하고 SNS 활동으로 홍보까지 하는 작가의 능력과 노력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그는 콘텐츠의 생산과 판매를 모두 해내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대중이 무얼 원하는지 파악하여 책을 쓰고 그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다가간 작가의 노력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작가란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고 알려야 하는지를 알려준 고마운 책이다.
이제 나에게 물어보고 싶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쓸 것인가. 처음 글을 써야겠다 결심했을 때 가졌던 포부는 세상에 빛이 되는 글 한 상자를 남기고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누군가가 쓴 글을 읽고 책을 읽으며 성장했고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책을 읽으며 삶의 방향을 정하고 에너지를 얻으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러했듯 나도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소망으로 시작했다. 이제는 읽기만 했을 때는 몰랐던 사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글이 그들에게 가까이 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 말이다.
조금 더 깊어진 마음으로 쓰고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배우며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