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고전 '포지셔닝' 실전 가이드 1편
앞선 글에서 우리는 포지셔닝의 세 가지 원칙이 디지털 과잉 시대에 오히려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머릿속 사다리'를 통한 뇌 속 공간 확보, '단순성의 법칙'을 통한 일관된 메시지 각인, 그리고 '기존 신경회로 활용'을 통한 맥락화된 커뮤니케이션. 이 세 가지 원칙의 유기적 결합이야말로 현대 마케팅 환경에서 성공적인 포지셔닝의 핵심입니다.
이제부터는 이 원칙들을 실제 캠페인으로
구현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그 첫 단계는 바로 '정밀한 타겟동선 분석'입니다. 왜일까요? 소비자의 뇌 속에 새겨질 '공간'을 확보하고, 가장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적절한 '맥락'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타겟의 일상과 동선을 정확히 이해하고 '타겟팅'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감과 경험에 의존했던 타겟 동선 분석이, 이제는 데이터를 통해 과학적으로 가능해졌습니다. 출퇴근 시간의 이동 경로부터, 점심시간의 체류 지역, 저녁 시간의 여가 활동 장소까지. 이제 우리는 타겟의 하루 일과를 마치 위성에서 들여다보듯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무자들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타겟동선 분석법을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먼저 생활 동선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고, 이어서 실제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사람들의 하루 생활은 놀라울 정도로 패턴화되어 있습니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출근하고, 점심을 먹고,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일상이 반복됩니다. 주말에는 불규칙해 보이지만 여가 생활 역시 특정 공간을 중심으로 움직이죠.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이 '패턴화된 동선'입니다. 이는 단순한 이동 경로가 아닌, 타겟의 일상적 니즈와 감정이 발생하는 접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생활 동선을 시간대별로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효과적인 포지셔닝의 첫걸음입니다.
1-1) 평일 주간 동선 (06:00-18:00)
출근 동선: 거주지 → 회사/학교 (06:00-10:00)
점심 동선: 회사 반경 500m 내외 (12:00-14:00)
퇴근 동선: 회사/학교 → 거주지 (17:00-20:00)
특징: 매일 반복되는 고정 동선, 높은 예측 가능성
평일 주간 동선의 가장 큰 특징은 '반복성'과 '예측 가능성'입니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는 요일별 변동이 거의 없어 광고 노출 빈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점심 시간대의 경우 한정된 반경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해당 상권 내 집중적인 터치포인트 구성이 가능합니다.
1-2) 평일 야간 동선 (18:00-00:00)
귀가 동선: 회사 → 주거지역
여가 동선: 회사 → 상업지구 → 주거지역
특징: 선택적 경유지 발생, 주거지역 중심 종착
퇴근 후 동선의 핵심은 '선택성'과 '주거지역 중심성'입니다. 직장인의 약 60~70%는 퇴근 후 곧바로 귀가하며, 나머지는 상업지구를 경유합니다. 하지만 최종 목적지는 대부분 주거지역이기 때문에, 주거지역 중심의 생활 밀착 매체 활용이 효과적입니다.
1-3) 주말 동선
여가 중심 동선: 주거지 ↔ 쇼핑몰/영화관/공원 등 여가공간 집중 권역
장거리 이동: 수도권 외곽 또는 타 지역으로의 이동
특징: 불규칙하지만 주요 여가시설 중심으로 패턴화
주말 동선은 불규칙해 보이지만, 주요 여가시설을 중심으로 뚜렷한 패턴이 나타납니다. 대형 쇼핑몰이나 영화관이 있는 주요 여가 권역에서의 체류 시간이 평균 2-3시간으로 길고, 구매 결정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브랜드 메시지 전달에 유리합니다.
동선 분석과 함께 반드시 이해해야 할 것이 '상주 지역'입니다. 상주 지역은 단순히 오래 머무는 곳이 아닌, 타겟의 일상적 활동이 집중되는 거점입니다.
구체적인 정의는 목적과 통계 기관에 따라 상이하나, 통상적으로 월간 기준으로 10일 이상, 하루 4시간 이상을 해당 시간대(주간 / 야간)에 정기적으로 머무는 생활의 거점을 의미합니다. 주간과 야간의 상주 공간은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며, 각각의 공간에서 소비자들은 서로 다른 니즈와 행동 패턴을 보입니다.
2-1) 주간 상주 공간
업무 공간: 오피스, 공공기관
학업 공간: 학교, 도서관
특징: 평일 기준 8-10시간 체류, 월 평균 20일 이상 정기 출입
주간 상주 공간을 타겟으로 할 때는 '출퇴근 이동 경로'가 핵심 접점이 됩니다. 특히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주요 도로변의 빌보드 등 '필수 경유 매체'를 활용하면 하루 최소 2회 이상의 노출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남 업무 지구를 타겟으로 한다면, 2호선 주요 환승역의 스크린도어나 역사 내 광고, 테헤란로의 빌보드 등을 연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2-2) 야간 상주 공간
주거 공간: 아파트, 주택가, 기숙사
특징: 평일 기준 12시간 이상 체류, 주말 포함 월 평균 25일 이상 거주
야간 상주 공간인 주거지역을 타겟으로 할 때는 '생활 밀착 매체'가 핵심입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미디어, 주거단지 내 버스정류장, 주변 편의점 등 일상적 동선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매체들을 활용하면 효과적입니다. 특히 저녁 시간대는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 날을 준비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생활 밀착형 매체를 통한 자연스러운 브랜드 메시지 노출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대단지 아파트를 타겟으로 한다면, 엘리베이터 미디어와 단지 내 버스정류장 광고를 연계하는 것이 효과적이죠.
생활 동선은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평일 주간의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동선, 저녁 시간대의 선택적이고 자유로운 동선, 그리고 주말의 여가 중심 동선까지. 각 시간대별로 사람들의 이동 목적과 심리 상태가 다르고, 그에 따라 효과적인 광고 접점과 메시지도 달라져야 합니다. 이런 시간대별 특성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인 미디어 플래닝의 핵심입니다.
동일한 메시지의 지속적 노출로 자연스러운 각인 효과
출퇴근 시간 하루 2회 이상 고정 노출 보장
2-3주 단위로 한 가지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 (최소 14회 이상 반복노출로 확실한 각인효과)
예: "아침에 봤던 그 광고를 저녁에 다시 보며 기억 강화"
이 경우,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너무 잦은 메시지 변경이나 직관적이지 못한 메시지(소재) 전달입니다. 하지만 포지셔닝의 핵심은 '일관성'입니다. 특히 출퇴근 동선은 매일 동일한 메시지를 반복 노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최대한 심플하지만 직관적인 메시지를 최소 2-3주 유지하면서 자연스러운 각인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주거지역 엘리베이터, 버스 정류장 등 생활 밀착 매체를 통한 자연스러운 상기 효과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다시 한번 브랜드 메시지 접촉
여가 시설보다는 귀가 동선과 주거지역 중심의 접점 확보
예: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로 출근길에 봤던 메시지를 저녁 귀가 시점에 다시 한번 상기
특히 평일 야간의 경우, 피로도가 높고 정보 수용성이 낮은 시간대이기 때문에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이미 노출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상기시키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주거단지 내 버스정류장, 아파트 엘리베이터, 주거지역 근처 편의점 등 일상적 동선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매체 활용이 핵심입니다.
대형 쇼핑몰, 복합문화공간의 리테일 미디어를 통한 구매 시점 공략
주요 여가 지역(영화관, 공원, 번화가)의 대형 빌보드로 임팩트 있는 노출
체류 시간이 길고 여유로운 상태이므로 브랜드 메시지 수용성이 높은 특징 활용
예: 스타필드나 타임스퀘어 같은 대형몰의 미디어월, 홍대/강남 등 핵심 상권의 랜드마크 빌보드
주말 동선의 경우, 구매력과 정보 수용성이 모두 높은 황금 시간대입니다. 특히 쇼핑이나 여가 활동 중에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자연스럽게 상승하므로, 구매 접점과 가까운 위치에서의 광고 노출이 효과적입니다. 다만, 평일의 반복 노출과는 달리 한 번의 노출로도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므로, 주요 여가 공간의 대형 미디어나 임팩트 있는 포맷의 매체 선정이 중요합니다.
동선과 상주 공간에 대한 이해가 끝났다면, 이제는 실제로 이를 데이터로 확인하고 검증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직접 관찰이나 설문조사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통해 더욱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졌습니다. 통신사 데이터부터 공공 데이터, 현장 조사 데이터까지, 각각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신사 데이터(SKT 지오비전, KT 리얼 등)
시간대별 체류 인구와 성별/연령대 분포 확인
주요 이동 경로와 체류 시간 파악
데이터 수집 기간은 최소 3개월 이상 권장
모바일 데이터는 현재 가장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동선 데이터입니다. 특히 통신사 데이터는 개인정보 이슈 없이 타겟의 실제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입니다. 다만 비용이 매우 높은 편이므로, 처음에는 소규모 데이터로 시작해 효과를 검증한 후 유료로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 지하철/버스 승하차 인원
- 링크: https://data.seoul.go.kr/
생활인구 데이터: 행정동 단위 시간대별 인구
- 링크: https://data.seoul.go.kr/dataVisual/seoul/seoulLivingPopulation.do
서울 주요권역 실시간 도시 데이터
- 링크 : https://data.seoul.go.kr/SeoulRtd/
교통카드 빅데이터: 대중교통 이용 패턴
- 링크 : https://stcis.go.kr/wps/main.do
공공 데이터의 가장 큰 장점은 신뢰성과 시계열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대중교통 데이터는 매우 정확하고 장기간의 패턴 분석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지하철역의 승하차 인원을 시간대별, 요일별로 분석하면 해당 지역의 유동인구 특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정량 조사: 유동인구 카운팅, 체류 시간 측정
정성 조사: 현장 관찰, 동선 스케치, 시설 조사
경쟁 매체 조사: 주변 광고 현황과 특징 파악
모바일이나 공공 데이터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미시적인 상황 파악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공간에서의 정확한 체류 시간이나 실제 동선,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은 현장 조사를 통해서만 정확히 알 수 있죠. 다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므로, 실제 광고 집행을 앞둔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엑셀 피벗 테이블로 시간대별 추이 분석
히트맵으로 주요 체류 지점 시각화
동선 플로우 차트 작성
수집한 데이터는 반드시 통합하고 시각화하여 실무에 활용하기 쉬운 형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히트맵이나 플로우 차트는 복잡한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공유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데이터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여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타겟 동선과 상주 공간을 이해하고, 이를 실제 데이터로 확인하는 방법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데이터가 결국 '도구'라는 점입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타겟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고, 데이터는 이를 위한 객관적 기준을 제공할 뿐입니다.
특히 실무에서는 한 가지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말고, 여러 데이터를 교차 검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신사 데이터로 큰 그림을 그리고, 공공 데이터로 검증하며, 현장 조사로 실제 상황을 확인하는 식의 단계적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타겟 동선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타겟 오디언스 도달률과 ROI를 어떻게 계산하고, 이를 토대로 어떻게 예산과 매체 전략을 수립할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편 예고: 포지셔닝 실전 가이드 (2) - 타겟 동선의 상세 분석과 ROI 기반 예산 설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