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무심했다. 무수히 흘러내렸다. 멀리서 기계가 흩뿌린 듯한, 그 차가운 숫자들. ‘28위’라고.
컴퓨터 화면에 띄워진 글 ‘용종’의 순위는 변함이 없었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나의 글은 순위에서 한참 뒤쳐져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손을 집어 넣었다. 모니터 너머로 들어갈 수 있다면, 이 끊임없는 무의미 속에서 내 작품을 꺼내 올릴 수 있을까? 그러나 나는 마치 빨려 들어가듯 화면 속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너무나도 무력한 손가락이 유튜브를 열었다.
쇼츠들이 휙휙 지나간다. 빠르게, 더 빠르게. 화면 속 인물들이 계속해서 웃는다. 말한다. 넘어간다. 짧은 순간의 폭발적인 자극.
이들의 세계는 이렇게 빠르고도 무의미한가? 나는 한 번도 이런 세계에 속한 적이 없었다.
그 때.
간지러움이 올라왔다. 배에서부터… 무언가 스멀거렸다. 나는 손을 들어 배를 긁었다. 한 번, 두 번, 서너 번.
피부가 거칠어지고, 그 아래에서 무언가 꿈틀거린다.
나는 잠시 멈추었다. 벗어나는 기분이었으나, 다시금, 간지럼증은 나를 덮쳤다. 강하게, 더 강하게. 몸을 벅벅 긁으며 나는 고개를 돌렸다. 나를 보지 않는 사람들. 이 숫자들처럼 나를 무시하고 지나치는 그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