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휴가를 냈다. 모처럼 마음의 여유가 생겨 좋았다. 그러다 부서장의 카톡을 받았다. 점잖은 톤을 유지했지만, 나를 추궁하는 내용이었다. 황당했다. 순간 범죄자 취급을 받은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그게 아니라고 해명해야 하는데, 숨이 안 쉬어졌다. 눈앞에 노래지고, 손이 떨렸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목 뒤에서 축축하게 식은땀이 났다. 말이 안 나오니 전화를 할 수 없었다. 잠잠했던 공황장애 증상이 재발한 것이었다. 그렇게 나의 하루짜리 휴가를 망쳤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 즉 공황발작(panic attack)이 주요한 특징인 질환이다. 공황발작은 극도의 공포심이 느껴지면서 심장이 터지도록 빨리 뛰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며 땀이 나는 등 신체증상이 동반된 죽음에 이를 것 같은 극도의 불안 증상을 말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 공황장애 [panic disorder]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때, 공황장애 증상을 처음 겪었다. 내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리다니 믿을 수 없었다. 내가 미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다 6개월 넘게 치료받으면서 거의 다 사라진 증상이었는데, 어제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오늘 출근하자마자 부서장과 대면했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시 숨이 안 쉬어졌다. 헉헉 거리는 게 눈치 보일 만큼 나는 바보 같았다.
나는 왜 그리 순종적이고 남의 눈치를 보며 사는 것인가. 한심스러웠다. 딱 죽고 싶었다. 바보같이 눈물이 났다. 식은땀이 흘러넘쳐 옷이 젖을 정도가 되자 도망치듯 사무실을 벗어났다. 회사 화장실에 들어가 울었다. 전형적인 공황장애 증상을 다시 만나 절망하고 말았다. 아직, 나는 괜찮아지지 않았구나.
숨이 안 쉬어져서 집에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업무가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
그 와중에 나는 사과를 하고 있었다. 안간힘을 다해 해명을 했고, 오해가 풀렸지만 내 마음에 생채기는 깊이 남았다. 다시, 죽고 싶어질 줄이야. 거의 다 나았다고 생각해서 약 복용을 게을리하고 있는 요즘이었다. 너무 속상하고 화났다. 나는 회사 생활 하나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자기 비하를 또 시작하다니 눈앞이 안 보였다.
겨우 오후 반차 휴가를 내고 집에 왔다. 아침을 굶고, 점심때가 되어도 뭘 먹고 싶어지지가 않았다. 계속 눈물만 났다. 또 좌절했다. 나는 왜 이 모양일까 싶어 또 울었다. 밤에만 먹던 약을 낮에 먹고 잠이 들었다. 날이 무더워지고, 습한 기운에 눈을 떴다. 회사에 있어야 할 시간에 집에 있었다. 정신마저 뿌옇게 흐려진 것 같았다.
올여름은 내게 유난히 무덥고 무거울 것 같다. 편히 숨 쉬고, 더 울지 않는 여름을 보내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 밤이다. 마음이 고장 나버린 지금, 또다시 나는 나를 원망하고 탓하고 있으니 큰일이다. 깊은 잠에 빠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