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
개간한 땅이 불룩 솟았다. 얕은 지하터널도 생겼다. 본성이 어둔 것을 찾는다. 하늘이 두려운지, 싫은지 도통 알 길이 없다. 그리 헤집고 다니다 고구마나 당근을 만나길 바라는 것일까. 가만히 굴 속에 은둔하는 것보다야 뭐라도 하는 게 낫겠지.
아, 지렁이 잡으려고 굴 파는 걸까?
<섬, 사람> 출간작가
제주의 풀, 꽃, 나무를 소재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내밀한 세계와 삶을 내용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