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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우 Aug 26. 2024

닭과 독사

시아버지의  폐렴

닭과 독사



옛날 옛날에

이 이야기는 53년 전에  우리 시댁에서 있었던 실화이다.  

   

우리 시아버지가 서른 살쯤에 많이 편찮으셔서 대구 파티마병원에 입원하셨더란다.

간경화와 폐렴으로 심각한 상황이어서 병원 측에서는 방법이 없다고 퇴원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아버님은  고향  문경에 와 계셨더란다.

우리 작은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형이자 장남인 우리 아버님에 대한 사랑이 굉장하셨다고 한다.     

작은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독사가 몸에  좋다는  것을   어디서 들으셨는지 독사를  구하러 가셨다.

뱀과 까치는 상극이어서 까치가 우는 곳에 가면 독사를 잡을 수 있다고 하셨다.

진짜로 까치 울음소리 요란하게  들리는 곳에 가셔서 독사를 잡아오셨다.

독사를 녹강(배수로 관로로 1M쯤 된다)에 넣어두면 뱀이 며칠 뒤에 죽는다고 한다.

죽은 뱀을   큰 독에 넣어두면 뱀이 썩어서 벌레가 생긴다고 한다. 그 벌레는 독을 품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 벌레를 닭에게 주면 닭이 맛있게 먹었다고 하는데 그 독이 얼마나 센지 닭이 털이 뽑혀 나갔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 닭을 푹 삶아서 아버님을 드렸다고 한다.

아버님은 그 닭 때문인지 할아버지와 작은 아버지의 정성 때문인지 점점 기력을 회복하셔서 83세까지 사시다가 작년 봄에 돌아가셨다.  

   

우리 아버님은 조용하시고 말없이 다정한 분이셨다. 부림 홍 씨 집안의 장손이셨는데 집안도 잘 이끌어 주셨다.  몸이 그렇게 건강하시지는 못하셨지만 삶에 대항 애착은 강하셨다. 내가 시집온 첫 해도 변소 앞에서 쓰러지셔서 돌아가시는 줄 알았는데 늘 견뎌내시고 건재하셨다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할아버지 사랑도 듬뿍 받고 자랄 수 있었다.

그 많은 세월 동안 아프시면서 집안을 잘 다스려 아들 5 형제  가족들이 참 잘 지내는 편이다.

오늘따라 이 신기한 이야기를 적으면서 아버님을 그려본다.

     

(이  이야기는  개인적인  일화이지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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