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는 사람은 '나' 뿐이다
17년의 결혼생활.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결혼 후 꽤 오랫동안 생각의 차이가 깊어지는 대화가 오가면 난 입을 닫았다.
말로 하면 상처가 될까, 갈등이 생겨 사이가 나빠질까, 내 생각을 몰라주는 남편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수많은 생각들을 지퍼를 닫고 삼켜 버렸다.
침묵이 더 편하다고, 시간이 지나면 문제들은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말주변도 없을뿐더러 한번 뱉어지면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의 무게를 어린 시절부터 본능적으로 알았던 탓에
사람들과의 대화에는 주로 듣는 사람이었다.
어떤 말들은 삶의 지혜가 되었고, 어떤 말들은 독이 되기도 했다.
모두 필요한 것들이라고 생각했지만,
내 이야기, 내 의사는 마음속에 쌓여갔다.
살다 보면 말이 없어집니다.
서로 다 안 나고 생각하니까
굳이 할 말이 없어지는 거예요.
거기서부터 오해가 생겨요.
침묵에 길들여지는 건, 무서운 일이죠.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말을 하지 않는다고 현명해지는 건 아니다.
또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고 마음속 응어리가 모두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를 표현하는 말은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것 같다.
다만!!! 말이 필요한 상황과 말을 아껴야 하는 상황을 잘 구분할 것.
어른이 된다는 건....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