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회의와 설렘 사이

by 마음의 속삭임



딩동! 메신저의 쪽지를 받았다.


「10분 뒤에 연구실에서 모임을 가졌으면 합니다. 서로 인사도 나누고 의논할 것도 있어서요. 티타임 하면서 이야기 나눠요.」




2시 10분, 3학년 선생님들이 연구실에 모두 모였다. 전기포트에 물을 끓여 종이컵에 물을 붓고 각자 먹고 싶은 차의 티백을 골라 넣었다. 자신의 종이컵을 갖고 회의용 책상 앞에 앉았을 때, 부장선생님이 먼저 입을 열었다.


“선생님들~ 오늘 첫날이라 고생 많으셨죠. 인사도 하고 회의도 하고 하려고 겸사겸사 모이자고 했어요. 우리 돌아가면서 인사할까요? 저는 올해 3학년 1반을 맡았고, 학년부장 업무를 맡았어요. 3학년 교육과정을 짤 것 같아요. 올해 45살이고 이름은 이세정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부장선생님의 인사를 듣고 어색하게 모두 박수를 쳤다.


“오호호호~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김효숙입니다. 올해 4반 담임을 맡았고요~ 내후년에 퇴직을 앞두고 있어요. 이렇게 젊은 선생님들이랑 같이 한 해 지낼 수 있어서 참 좋네요. 앞으로 많이 도와줘요~ 아 그리고 업무는 학습준비물 신청받아서 나눠주는 업무를 맡았어요. 호호호”


4반 선생님의 넉넉한 풍채와 푸근한 인상을 보니 딱 봐도 인자한 할머니 느낌이 풍기는 것 같았다.


“다음, 2반 선생님?”


“네, 안녕하세요. 저는 2반 담임을 맡은 최민지입니다. 올해 30살이고요. 올해 업무는 과학교육 업무를 맡았어요. 선생님들 만나서 반가워요. 서로 도우며 한 해 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우리 청일점 3반 선생님 소개해주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서현우입니다. 올해 3반 담임입니다. 나이는 25살이고, 올해 2년 차교사입니다. 작년에 이 학교로 첫 발령받아서 근무했어요. 올해 업무는 학교 오케스트라 업무를 맡았습니다. 아직 서툴고 모르는 게 많아서 선생님들과 함께 지내며 많이 배울 것 같습니다. 잘 부탁드릴게요.”



‘목소리도 참 듣기 좋네. 옆에서 보는 콧날 하며 턱선이 와.... 옆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약간 떨리잖아...’



서 선생님의 소개가 끝나자마자 4반 선생님이 말했다.


“우리 서현우 선생님~ 생긴 것도 참 멋지고 인상도 선하고. 인기 많겠어요. 혹시 여자친구 있어요? 없으면 소개 한번 받아볼래요?”


“아... 여자친구요? 하하하... 지금은 없어요...”


“없어? 그럼 우리 조카 한번 만나볼랑가? 참 참하고 예쁜데. 걔도 선생이야.”


“아.. 지금은 학교생활이 정신없어서 여유가 조금... 다음에 적응되면 부탁드릴게요.”

“아쉽네. 다음에 생각 있으면 꼭 말해요. 호호호”


“네~ 그럴게요.”



‘휴.. 다행이다. 여자친구는 없고! 오케이. 그런데 아직 연애할 여유는 없구나. 역시 짝사랑만 해야 하는 건가...’



혼자만의 상상으로 김칫국을 마신 것이 약간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부장님이 말했다.

“아.. 그런데 잠깐, 현우샘, 오케스트라 업무 맡았다고요? 스스로 지원해서 받은 거예요?”

“네. 제가 교대 다닐 때 음악과였거든요. 바이올린도 어릴 때부터 배웠었고요. 그래서 꼭 한번 오케스트라 업무 맡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하게 돼서 너무 좋아요.”


“아... 그래요? 그래도 그 업무가 악기별 강사님들도 다 관리해야 되고, 대회랑 행사가 많을 텐데... 2년 차가 하기에 너무 버거울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 그렇게 어려운 업무인지는 몰랐네요... 하하 잘못 고른 건가...”

“4반 선생님, 혹시 오케스트라 업무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니요~ 나도 그 업무는 안 해봤는데. 호호호”


가만히 듣고 있던 내가 입을 열었다.


“제가 전에 학교에서 오케스트라 보조업무는 해본 적이 있긴 한데...”


“오. 그래요? 민지쌤이 그럼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은 알겠네!”


“대충은 알긴 하는데 말 그대로 보조였어서요. 학교마다 조금씩 행사 같은 게 다르기도 하고. 그래도 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는 도와줄 수 있어요~”


“그래~ 민지쌤이 현우쌤 좀 많이 도와줘요. 아마 처음 맡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는 부분도 많을 거니까.”


“선생님~ 고마워요. 저 아직 신규라 기안올리고 하는 것도 헷갈릴 때가 많거든요. 종종 물어보러 2반 갈게요.”


“네~ 저희 반으로 오세요. 도와드릴게요.”



‘오호호호호.... 이거 하늘이 도와주는 건가? 업무핑계로 좀 친해질 수 있겠는데? 크크크크 그런데 이렇게 잘생긴 얼굴 가까이서 보면 나 떨려서 버벅거리면 어떡하지..? 모르겠다. 어쨌든 좋네.’



부장님이 말했다.


“오늘 하루 지내보니 아이들 분위기가 좀 어땠나요? 오늘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뛰어다니면서 아이들끼리 부딪혀서 울고 넘어지는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했었거든요.”


“그래~ 보니까 아이들이 기본 질서 훈련이 아직 좀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올해 아이들이 조금 많이 발랄한 편 같기도 하고~ 올 한 해 쉽지는 않겠어. 호호호”


“네 맞아요, 4반 선생님. 학년 전체적으로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뛰지 않도록 지도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네, 부장님. 내일부터 쉬는 시간에 한 번씩 나와서 복도에서 지도해 볼게요.”


“네 민지쌤 고마워요. 선생님들 쉬는 시간에도 한 번씩 지켜봐 주세요.”




“오늘은 첫날이니 모임은 여기까지 할게요. 아 그리고, 내일 동학년협의회 및 회식을 하려고 해요. 학교에서 협의회비를 준다고 했으니까 연구실에서 1학기 교육과정에 관한 회의를 하고 나가서 밖에서 식사를 합시다. 내일 저녁 선생님들 시간 되시나요?”


“호호호 나는 괜찮아요.”


“네 저도요.”


“네, 저도 괜찮습니다.”


“네~ 그럼 내일 퇴근하고 같이 저녁 먹어요. 메뉴는 뭐 먹을까요? 4반 선생님,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

“나는 다 잘 먹어~ 우리 막내 서현우 선생님이 먹고 싶은 거 골라봐~”


“아... 음... 학교 근처에 뭐가 괜찮죠...?”


메뉴를 고르지 못해 한참 난감해하고 있는 서현우 선생님이 안쓰러워 내가 입을 열었다.


“근처에 전복해물찜 안 맵고 참 맛있던데, 거기는 어때요? 해물찜 시키면 같이 나오는 동태탕도 시원하고 참 맛있더라고요~”


“민지쌤~ 센스~ 늙은이 입맛 고려해서 메뉴 골라준 거지? 거기 참 맛있더라~ 협의회비 모자라면 내가 추가로 더 낼 테니까 우리 푸짐하게 먹자고~ 오호호호호”



‘휴.. 다행이다. 메뉴가 4반 선생님 마음에 드셨나 보네. 잘 넘어갔다.’



“좋습니다. 그럼 내일 00 해물찜으로 갑시다. 오늘 모임 끝입니다. 이제 각자 반으로 가셔도 됩니다.”


각자 가지고 온 교무수첩과 볼펜을 챙겨 의자에서 일어나서 연구실을 나섰다. 교실로 걸어가는데 서현우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2반 선생님~”


‘이건 서현우 선생님 목소리인데?’


“아까는 고마웠어요. 메뉴 못 고르고 있으니까 도와주신 거요. 제가 원래 선택장애가 있어서 고르는데 한참 시간이 걸려요.”


“아~ 괜찮아요, 뭘 그런 걸 가지고. 제가 맛집 찾아다니는 게 취미라서요. 거기 해물찜이 진짜 맛있거든요. 선생님 거기 가보셨어요?”


“아뇨. 맛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것 같아요.”


“내일 가서 먹어봐요. 진짜 양념이 기가 막히거든요. 밥 한 그릇 뚝~딱입니다.”



‘아... 거기서 밥 한 그릇 뚝딱이 왜 나와.. 좀 조신할 수 없겠니 최민지... 하...’


“오! 완전 기대되네요~ 내일 가서 우리 맛있게 먹어요.”


“네~ 좋아요!”



‘우리...? 우리...? 우리라고오오오? 쳐진 눈꼬리로 눈웃음치는 거 봐... 하... 이 잘생긴 퐉스... 누나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구먼...’




<다음 화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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