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의 액자를 기억하며
푸쉬킨의 삶에 대한 소고
할렐루야!
이번 주도 빠르게 시간이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더위가 조금은 물러간 듯 한 저녁시간입니다. 때마침 오늘 가을비가 촉촉하게 지면을 식혀주는군요. 이젠 긴소매 옷을 입어야겠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는 미장원은 여성전용이었고 그리 많지 않았지요. 이발소에 가면 벽에 걸려 있는 액자가 생각납니다
당시 유명시인인 푸쉬킨의 '삶'이란 제목의 시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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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마음은 미래에 살고,
그리고 지난 것은 모두 그리워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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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문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지금까지 인상 깊게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이 시가 인간의 삶을 매우 간결하고 단편적이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아름다운 시의 언어로 나타낸 귀한 문학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싯귀에서 '그리워'라는 표현이 저에게는 여러 가지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리움에는 보고픔에 대한 그리움도 있겠으나, 아쉬움 속의 그리움, 과거 누군가를 증오했었지만 세월의 강물에 섞여 사라져 버린 증오 대신, 야속함과 애잔함으로 인한 그리움, 쌓인 회한과 뒤늦은 후회로 인한 그리움, 그리고 우연이 만들어 준 애틋한 추억에 대한 그리움...........
아마도 시인 푸쉬킨 님은 '그리워'라는 단어에 제가 위에서 언급한 여러 의미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를 담아 놓았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제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아마도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는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감정이 앞서서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후회를 남기는 안타까운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우리는 불완전한 피조물로서 완벽한 존재가 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길. 우리의 삶을 선하게 인도해 주실 것을 주님께 기도드리고 싶습니다.
모두에게 주님이 주시는 복된 휴식의 가을밤이 되시기를......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