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비전과 목표를 세웠다면 이제는 실행할 때입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소유자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때가 있어요. 뭘 해도 평균 이상 수준에 쉬이 도달하는 유형의 사람을 선망하던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디어는 현실에서 실행되지 않으면 상상의 조각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라고요. 뭐든 잘 해내던 이들은 쉽게 얻어서인지 쉽게 실증내며 그만두는 경우도 허다하고요. 생각은 드러나지 않는 잠재력이고, 쉽게 얻은 건 쉽게 사라진다는 걸 몸소 느끼게 된 시점이 너무 늦지 않았음에 작은 안도를 얻었답니다.
생각에 만족하지 말기를, 솟구치는 아이디어에 구름 위를 떠다니지 말기를, 그래서 땅 위에 딛은 두 발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현실감각을 잃지 않도록 합니다. 하늘을 바라보고 내면을 여행하며 각양각색의 상상 조각 중 맘에 드는 몇 가지를 추려냅니다. 다음 나의 비전을 상기하며 단계별 목표를 수립하고 실행할 리스트 중 우선순위를 매겨요. 왜냐하면 지금은 실행할 때이니까요.
사물에는 중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고 일에는 처음과 끝이 있으니,
먼저 할 것과 나중에 할 것을 가릴 줄 안다면 도(道)에 가깝다.
—대학
바야흐로 N잡 시대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예전에도 그랬어요. 애 키우며 집안일 하고, 밭일하며 생산품을 교환하거나 내다 팔고요. 생존과 생활을 위해 벌여온 일들이 화폐가치가 생겨나며 많은 것이 정립되었네요. 오늘의 우리는 다양한 직업군에 몸담고 돈을 법니다. 큰일을 맡으면 큰돈을 벌고 작은 일을 맡으면 적은 돈을 벌지요. 큰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작은 일을 여러 개 하며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도 있고요. 자신의 능력껏 일을 벌이기도 하고 줄여나가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자기 삶과 일의 균형을 유지하며 일을 도모하고 설계하는 것입니다.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먼저하고 나중에 할지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해요. 기준은 전적으로 나의 시점입니다. 그래서 나의 중심가치에 대한 앎이 첫 번째, 0순위입니다. 궁극적으로 자신을 알아야 본인이 선택하려는 일이 나의 비전에 맞는지, 목표에 부합하는지를 구분하며 세부사항을 정리할 수 있으니까요. 해야 할 일의 목록(to-do list)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만, 그것의 노예가 되면 아니 되겠지요. 우선순위를 매기는 게 중요하지만, 그 순서가 나의 목표와 비전에 어긋나면 아니 되겠지요. 내 삶을 잘 가꾸기 위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면 말이지요.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라고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나도 어떻게 할 수 없다.
—논어ㆍ위령공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하면 어떤가요? 당혹스러움을 날숨과 함께 흘려보내며 ‘이걸 어쩌지?’라며 빠르게 생각하고 답을 찾아낸다면 고수, 동공 지진이 일어나며 ‘어떡해, 어떡해!’를 마음속으로 외치고만 있다면 하수, 머릿속이 하얘지며 영혼이 육체 이탈하면 하수 중의 하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러분은 어느 쪽에 가까이 있나요? 의외의 반응이나 일의 순서가 틀어질 때, 당혹감을 지우고 고수의 길로 접어들고 싶어 ‘이걸 어쩌지?’라고 곱씹어 생각합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요. 생각을 거듭해도 단서가 보이지 않을 때는 도움을 얻을 만한 분께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조언을 구하기도 합니다.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에게 조언은 ‘소 귀에 경읽기[牛耳讀經]’ 격입니다. 자기가 진실로 구하고자 할 때 내 안에서든 주변에서든 해답을 찾을 수 있어요. 신중히 생각하고 헤아려 생각함으로써 사물의 근본과 말단을, 일의 시작과 끝을 지혜롭게 구분합니다. 불필요한 부분을 가지치기 하며 일의 선후를 정하고, 실행하며 잘못된 부분이 생기면 고치기를 꺼리지 않습니다. 끝없는 질문에 혼자 풀기 어려운 관문을 만나면 용기 내어 자문을 구하기도 합니다. 무엇이든 자기 노력이 없다면 변화를 꾀할 수 없어요. 그래서 공자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도 손 쓸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스스로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는 뜻이지요.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닌 일이 있죠? 솔직히 두려움을 안고 시작했던 일 중 ‘어라? 이거 별거 아니잖아?’라고 느낀 적 꽤 있잖아요. 중심이 바로 서면 일의 중요도를 인지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일이 비교적 수월해집니다. 10대부터 어림잡아 30대 초중반까지 다양한 경험으로 자신을 확립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분별할 수 있게 됩니다. 먼저 꿈을 찾아야 해요. 꿈을 품고 있으면 추구하게 되고, 추구하면 언젠가는 이루어집니다. 좋아하는 일은 지속하게 되고 실행이 반복되면 해낼 확률이 높아지거든요.
인생 경험으로 뼈대를 세우고 살을 찌웠으면 이제 보기 좋게 다듬을 차례입니다. 인생에 중요한 ‘가지치기’를 하는 거죠. 나의 마음 주머니에서 나온 것들이어서인지 애정을 갖고 차례를 정합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도 서로 질투하지 않아요. 다 자기 때가 있음을 알거든요.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처럼 불필요한 살은 제거하고 보충할 부분은 조금씩 채워갑니다. 딱 보기 좋을 정도로요. 자기 정체성이 알맞게 드러나도록 갈고 닦는 수신(修身)의 과정에서 우리는 도(道)에 가까워집니다. 자기의 꿈에, 자신의 이상향에 조금씩 다가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