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녹봉은...요?

by 박지선

“열심히 살아서 뭐해요?” 간혹가다가 듣는 말이지만 몇 년째 끊이지 않는 이슈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뭐하나, 서울권 대학은 어느 동네에서 다 간다던데. 대학 가면 뭐하나, 취직도 안 되는데. 취직해서 뭐하나, 저기 위에 계신 분 배만 불리는 건데. 결혼 자금도 빠듯하고, 내 집 마련은 이번 생에는 글렀고, 나 하나 책임지기도 힘든데 자녀라뇨? 하아… 적다 보니 정말 끝이 없군요. 의문으로 시작하여 꼬리 문 답변들이 한숨 각이에요. 한숨이 덩어리로 모이더니 좌절 각입니다. 꿈도 좋고 열심히 하는 것도 좋다 이거에요. 그런데, 녹봉은요?



자장이 녹봉을 구하는 일에 대하여 배우려고 하자 공자가 말했다.
"많이 듣고 나서 의심스러운 것은 일단 보류하고 그 나머지만 신중하게 이야기하면 실수가 적을 것이고, 많이 보고 나서 미심쩍은 것은 일단 보류하고 그 나머지만 신중하게 실행하면 후회가 적을 것이다. 말에 실수가 적고 행동에 후회가 적으면 녹봉은 바로 그 가운데 있다. —논어ㆍ위정


‘많이 듣고 나서, 많이 보고 나서’ 결정한다는 게 킬포(killing point)라고 생각해요. 경험치를 쌓는 것만큼 나를 증명해나가는 게 없죠. 줏대 없이 옆에서 누가 시켜서 한 것만큼이나 후회되는 건 뭣도 모르면서 알아보지도 않고 결정한 일들입니다. 나의 멘토가 너무 강해서, 의지가 약해서, 귀찮아서, 이유는 다양합니다. 그런데 결과는 똑같아요. 후회입니다. 내가 더 주체적이지 못했다는 후회, 내 인생 소중한지 모르고 남에게 맡겨버린 공백의 시간은 황량한 허무함만이 떠돌게 됩니다.


자신의 비전에 따라 행한 일들은 큰 자산입니다. 결과가 실패였든 성공이었든 나의 방법론이 만들어지는 삶의 과정이거든요. 경험으로 쌓인 노하우(knowhow)는 자기 자신을 확립하는 길이에요. 길 위의 인생 중 수많은 선택지를 결정하며 모으고 모은 경험치는 나를 대변하며 생존 경쟁 속 나의 무기가 됩니다. 공격을 위한 날카로운 무기와 단단하게 나를 보호하는 무기를 시의적절하게 사용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거지요. 잘못 생각하여 잘라내지 말아야 할 것을 자른 적도 있고, 보호막을 거두고 나서야 할 때 숨죽여 있던 때도 있습니다. 실수는 말 그대로 실수(失手), 내 손에서 놓쳐버린 거에요. 만회해야 한다면 굳이 애써서, 노력해서 바로 잡아야 하는 게 실수입니다.


거르지 못한 말실수나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요? 생각을 잘못해서일 수도 있고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는데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여 바르게 보려면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경청하라고 합니다. 자기 아집과 고집에 가려 비뚤게 보지 않기 위해서. 경청은 열린 마음의 자세를 유지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성공한 리더들의 덕목 중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 부각 되는 것은 수평적 리더십이지요? 권력 관계에서 카리스마 있게 이끌어가는 초반 작업도 중요하지만,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함께하는 이들의 마음을 열어야 하죠. 마음을 열려면 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헤아려 생각하는 존중과 배려의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넉넉하고 충실한 마음에서 비롯된 경청은 거대한 힘을 만들어 내기에 이릅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동참하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납니다. 소규모 집단이 되기도 하고 거대한 기업이 되기도 하지요.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생기는 겁니다. 혼자 버는 것과 같이 버는 것은 또 다른 세계지요. 그런데요, 무엇이든 시작은 오롯한 나 자신이라는 게 중요해요. 먼저 자기 내면의 소리를 경청해야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에 적합한 자리를 찾아가는 것 역시 자신의 일이에요. 단단하게 자기 일을 하다 보면 반드시 기회가 옵니다. 그러면 돈은 따르게 된다는 게 공자가 남긴 말입니다.


세상 살아가는 데 움직일 때마다 비용이 듭니다. 움직여야만 그런가요, 가만히 있어도 기본적인 유지비가 있지요. 자동이체 건은 줄지 않고 한 달에 한 번 그날은 어찌나 빨리 돌아오는지 허덕허덕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꿈 따라 삼만리 내달리는 거, 이게 맞나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닐 수 있어요. 그렇다고 멈출 수도 없고요, 돌아갈까 뒤돌아보면 지각변동이 나 모르는 새 일어났는지 돌아갈 곳도 없어 보입니다. 좋은 명언 가져와 이치에 맞는 말 따박따박 하기도 하지만 세상 사람 드는 마음은 비슷하지 않을까요? 마음이 갈팡질팡할 때나 상황이 말도 안 되게 어려울 때, 우리 방황하며 자기를 죽이는 시간 대신 의미 있는 방황(+신중함)으로 경청하고 새로운 경험에 억지로라도 도전하기! 함께 마음먹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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