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도 다르지 않다.
엄마가 여태까지 본 적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서 내가 유별나게 다른 집 자식들과 다르게 큰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나만 우리 엄마가 다를 줄 알았던 것일까.
그냥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고, 그냥 착각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 엄마는 안 그랬으면 하는 희망과 바람이 내 마음속에서 피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되어간다.
나도 커서 어른이 되고 자식을 낳으면 아마 엄마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자식에게 자신의 삶을 투영하는 엄마의 마음, 그리고 표현은 잘 못하지만 나를 사랑하는 아빠도.
아마도 이해하는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려서 아직 엄마의 마음을 모르겠다.
그래서 조금은 답답하다.
좀 더 내가 성숙하고 컸다면 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모든 사람이 겪어야 할 성장은 사실 어른이 되고 난 후에도 계속된다.
나도 엄연히 스무 살을 넘은 어른이지만 사회 초년생도 지나지 않은 갓 알을 깨고 나온 새 같은 것이다.
그냥 그런 것이다.
우리 엄마는 남들과 다르지 않다.
우리 아빠도 남들과 다르지 않다.
그 잣대를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나도 아직 모르는 세상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남들과 다르지 않다.
더 이상 이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커가면서 알게 될 사실이라면 지금부터 스트레스받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것은 손해가 아닌가.
앞으로도 엄마와 나의 관계는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살아있는 유기체니까 그럴 수밖에.
그럼에도 큰 마찰 없이 엄마와 잘 지낼 수 있길.
우리 가족의 형태가 잘 유지되길.
그것만을 바랄 뿐이다.
요즘 엄마와의 관계는 많이 호전되었다.
사실 더 문제는 아빠와의 관계이다.
아직도 아빠랑은 많이 서먹 서먹하고, 말하기 싫은 것이 사실이니까.
그러니 이 브런치북은 끝나지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언제든 다시 돌아와 아빠와의 관계가 호전된다면 글을 쓸 생각이다.
지금까지 "우리 엄마는 다를 줄 알았다."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