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 장례식에 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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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
내가 말했었지, 아마.
난 언젠가 죽을 거라고.
내 손으로.
나를.
별로 행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겠다.
노력하지만 모르겠다.
진심으로 웃었던 게 언제지.
오늘이 내일보다 나아질 것 같지 않다.
행복해야 하나.
아니 그보다 행복이 뭐였지?
노력뿐인 행복 말고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이러다 죽겠지.
이러다 죽을 거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건 나뿐이었다.
아무도 나한테 관심 없었지.
내 표정이 어땠는지.
내 행동이 어땠는지.
내 슬픔이 어떤 건지.
어차피 사람은 다 죽는 거.
뭐 어떻게 죽든 내 자유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도 하기도 하고.
지금 죽어봤자 내 인생에 뭐가 더 남았나 잘 모르겠다.
가족도.
친구도.
내 속마음 따위 아무도 모른다.
정말
그냥
딱
죽고 싶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 버텨보겠다고 애쓰는 게 더 버겁다.
지친다.
그래.
난 조금 지친 것 같다.
뭐가 문제였을까.
태어난 것 자체가 문제였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문제였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도 모르겠어.
앞이 보이지가 않는다.
내가 뭘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애초에 잘하는 건 있었나.
버티고 싶지 않다.
내가 죽으면 눈물 흘릴 누군가가 한 명쯤은 있겠지.
가식적인 울음.
보고 싶지 않아.
죽을 용기를 내볼까.
이런 생각을 한 것도 수십 번째.
그걸 비웃듯이 나에게 죽을 용기조차 주지 않는다.
나에게만 가혹한 것 같은 나의 상황.
죽을 용기를 누군가 주기를.
그리고 너는 내 장례식에 오지 않기를.
아니, 그냥 나의 죽음만이 그 의미를 가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