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띠싸이마이'!!! 장담컨대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을 거야
드디어 태국에서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사원.. 사원... 노래 부르시던 엄마를 위해 결정한
하. 루. 종. 일. '사원투어':)
'트래블몽키'라는 사이트에서 예약한 '온종일 사원투어 + 욧시암보트'라는 원데이 투어는 기분 좋게 숙소 앞으로 지프차가 오며 시작했다. 우리의 가이드는 '케빈' 내 나이 또래로 보였고, 한국어도 영어도 제법 잘하는 친구였다.
자자 ,아침 7시부터 움직인 이유가 있죠, 엄청난 교통체증에 두 시간 반정도 걸리는 '아유타야'라는 지역으로 장소를 옮겼다. 아유타야는 예전 400년간 수도로써 막강한 힘을 자랑했으며, 태국 문화의 꽃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미얀마의 침략을 받으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이후 유네스코에 의해 발굴되며 다시 역사가 흐르기 시작했다 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만 어느 나라든 전쟁의 아픔을 겪고 문화재가 훼손된다는 건 참 서글픈 일이다.
그렇게 처음 우리가 간 곳은 '시간의 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왓프라응암'!
보리수나무가 탑으로 들어가는 문을 휘감고, 그 문을 정중히 들어가면 나오는 큰 석탑, 시간의 문이라는 말을 들어서 그런지 정말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석탑 하나를 찾아온 태국 분들이 놓은 여러 송이의 노란 국화를 보니, 더 엄숙한 기분이 들었다.
탑 앞에 햇빛을 맞으며 쉬고 있는 강아지마저 이 사원의 일부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유네스코에 지정되어 있으며, 커다란 보리수나무뿌리에 감겨 있는 불상 머리로 유명한 '왓 마하탓'
아유타야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이기도 한 이곳은 왕국의 가장 신성한 사원이며 왕국 초기에 세워져 불교 의식이나 왕실의 행사가 많이 열렸으나, 미얀마의 침공으로 사원이 파괴되며 관광지로 전락한 곳이다.
곳곳에 무너져 내린 사원 탑과 잔해들을 돌다 보면 약간 앙코르와트 느낌도 나는데 이는 캄보디아의 영향을 받아서 그렇다고 케빈이 설명해 줬다.
알고 보면 더 흥미롭다고, 케빈이 알기 쉽게 탑의 꼭대기가 옥수수 모양은 태국양식, 그 외의 양식은 캄보디아양식이라 설명해 준 뒤 사원을 돌다 보니, 옥수수 모양 찾으며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세보진 못했지만, 사원 안의 불상이 100개라고 한다면 100개 모두 머리가 잘려 있었으며, 머리가 없는 것이 대부분, 구석지에 1-2개의 머리만이 외로이 있었다.
으스스한 기분이 들면서도, 우리나라 침략 때도 마찬가지지만, 머리를 자르면 그 나라의 기를 꺾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하는데, 보리수나무에 감긴 머리를 보면 , 그 기상을 잃지 않기 위해 튼튼한 보리수나무가 일부러 휘감아 지켜준 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등을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을 잊을 정도로 한참을 구경한 후, 세 번째 사원으로 이동! 전에 배고파요!!!
얏호, 즐거운 점심시간이다.
유명하다는 왕새우구이와, 아마도 농어로 추정되는 생선구이, 그리고 빠질 수 없는 한국보다 비싼ㅜㅜ 시원한 맥주와 함께 한 끼 뚝딱.
아, 새우구이는 3-4만 원 돈으로 가격이 꽤 나가는데 한 번의 경험으로 족하다:)
진짜 마지막으로 세 번째 사원인, '왓 차이왓타나람'
아뿔싸 너무 늦었나? '왓'이란 뜻은 태국어로 '사원'이란 뜻이다. 이곳은 4대 왕이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사원으로 일몰 스폿으로 유명하다지만.. 우린 4시쯤 방문했다죠...^^
심지어 해를 등져서 정말 인증샷만 찍을 수 있었다.
뭐, 여하튼, 사원을 중심으로 사각형의 복도가 있는데 침략전엔 이어져 있었다고 하고, 지금은 그렇구나 하고 상상으로 이어질 정도만 남아있다.
각 복도의 끝엔 석가모니상의 거대한 석화? 벽화? 들이 남아있는데, 매우 무서워요.... 아마도 나쁜 기운을 몰아내려고 그렇게 그린 게 아닐까 짐작만 해본다.
그래도 그 복도복도를 넘어가는 부분들이 꽤 그럴싸한 사진들이 나오기도 하고, 목 잘린 불상들은 여전히 있지만, 그래도 석가모니의 벽화가 몇 개 남아있는 곳이니, 꼭 일. 몰 전에 와서 구경 후 사진 찍고 가는 걸 추천한다. (일몰의 불 켜진 사원 사진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보니 정말 예뻤다는.....)
그렇게 사원 일과를 마치니, 밥을 먹은 후엔 뭐다? 더운 날 돌아다닌 후엔 뭐다???
바로 아. 아(아이스아메리카노)!!!
'락나카페'라는 논밭뷰? 요즘 떠오르는 핫한 카페인 듯한데 케빈덕에 한국과 정말 비슷한 맛의 아아, 그리고 과일 주스들을 마시고 오늘의 진짜 마지막 종착지, '아시아티크'에 '욧시암 보트'를 타러 또다시 2시간여 차에 몸을 싣었다.
자, 여기서 대망의 '로띠싸이마이'가 나온다. 사탕수수를 얇은 전병에 싸서 먹는 전통음식인데, 케빈이 데리고 간 집은 미슐랭에 3년 연속 선정된 곳이란다.
다른 집과 차이가 엄청 난다고 설명해 주었고, 비교군은 없었지만,
이게 뭐예요?
입에서 살살 녹는다. 너무 맛있고, 타자를 치는 이 순간에도 입에 침이 고인다.
친절한 우리의 케빈은 바로 먹을 수 있게도 주고, 숙소에서 직접 싸 먹으라며 전병과 사탕수수 속을 따로 포장해서 선물로 또 주었다.
오, 케빈 땡큐!
욧시암 보트는 어른들이 안 좋아할 수가 없단 엄청난 추천글을 보고 넣은 코스인데, 즉, 선상디너파티이다.
엄청난 대형 크루즈를 타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빛나는 방콕시내 그리고 왓아룬 사원 등 야경을 보며 강을 왕복하는 코스이다.
자, 출발하는데, 그냥 출발하면 한국인 흥이 아니지 않겠는가?
DJ 등장이요~ 지드래곤, 코요테 등 한국을 방불케 하는 댄스 라이브 곡으로 흥이난 어르신 들은 더러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시기도 하며 흥을 돋워 주셨다.
그리고, 엄청난 건요, 잘 들으세요.
뷔페식으로 맛있는 음식과 과일, 그리고 무제한 맥. 주.
우리 김정선 여사님이 어깨춤을 췄다? 이건 정말 흥겨운 거거든요.
엄청 길진 않았던 듯하다. 2시간 좀 안 되는 시간...? 맥주가 비싸, 맥주만 노리자. 네, 저는 맥주 5병을 마셨답니다. 하하하.
그 후, 숙소 앞에서 케빈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어제 갔던 마사지샵을 다시 갔다가, 마치 데자뷔처럼 편의점 맥주에 숙소 과자를 먹으며 시간을 꽉꽉 채웠던
두 번째 날도 안녕!
p.s 어딜 가든 코끼리 바지가 100밧, 즉 5천 원도 안 하는 가격에 팔 것이다.
하늘하늘해서 시원해 보이지만, 신축성도 없고, 앉으면찢어질 수도 있다. 우리 오빠 바지가 그랬거든요...
눈물 쓰-윽.
소비는 고객 마음대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