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는 응원이 나에게 되돌아왔다

나와 너의 미소가 만나

by 행복 한스푼

거울을 보았다. 볼에는 죽은 깨가 볼품없게 드러났고, 눈 밑 그늘이 어둡게 자리했다. 입꼬리는 무엇이 불만인지 아래로 늘어졌다. 눈꺼풀은 지탱하는 것조차 버거워 무겁게 감겼다 힘겹게 떼어냈다. 내 앞의 이 여자는 두 눈빛에 절망감을 품고 있다. 마음의 균형이 흔들려서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표정이라는 도화지에 그려내고 있었다.

‘힘들었어?’

‘그러게. 자갈에서 구르다가 상처 난 기분?’

‘자갈? 어쩌다?’

‘글쎄, 나 스스로 뾰족하고 날 선 자갈들을 만들고 그곳에서 계속 구르고 있었던 것 같아.’

‘그래? 힘들었겠네. 뜬금없지만 억지로라도 웃어볼래?’

힘겹게 입꼬리를 올리자 광대가 동그랗게 도드라졌다. 어색한 미소.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힘든 감정에게서 벗어나겠다고 옅은 다짐을 했다. 그렇게 내가 희미하게 웃었더니 너도 따라 웃으며 그래, 볼까? 라고 답했다.


“엄마, 이쪽으로. 여기.”

배드민턴의 공이 날아왔다. 몸은 공을 향해 뛰다 채로 공을 탁하고 맞춰냈다. 힘주었던 만큼, 공은 첫째에게로 향했다.

“하나”

“둘”

“셋”

아이들과 오고 가는 공의 개수를 셌다. 공으로 공격하기보다 채를 들이밀며 공을 맞히는 수준이다. 몇 번 맞히지 못하고 땅으로 떨궈지기를 반복하지만, 10개를 넘어설 때도 있었다. 물론 바닥을 찍고 살짝 튀어 오르는 공을 치기도, 한번 치다가 거리가 짧아 다시 치며 개수를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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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채에 맞추기만 하면 됐다. 규칙은 스스로 정하고 지켜나가면 되니까. 경쟁이 아닌 협력을 했다. 상대가 자신의 공을 맞히도록 강약을 조절하려 애썼고, 맞혔을 땐 자신이 맞춘 것처럼 기뻐하며 소리를 질렀다.

“이야. 그래, 잘했어. 어려운 것도 잘하네.”

“엄마, 진짜 잘하는데? 최고!”

“괜찮아. 다시 해볼까?”

공을 주워 들자 얼굴에서 맺힌 땀이 떨어졌다. 칭찬 한마디는 나를 감쌌던 어둡던 감정 하나를 떨어뜨리고 살며시 웃게 했다.

배드민턴이 끝나고 스마트 워치를 켜고 달렸다. 아이들은 릴레이로 나는 그런 아이들의 뒤를 쫓았다. 걸음은 제멋대로면서 산뜻함이 묻어났다. 계단에선 폴짝 뛰기도 하고 오르막에선 살짝 속도를 조절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힘들 때면 상대를 부르며 역할을 바꾸었다. 때론 내가 잘 따라오는지 흘끔거리며 달렸다.


숨이 차올랐다. 깊은숨을 뱉어낼 때마다, 나를 위로하는 긍정의 말들이 다가왔다.

‘조건 없이 응원했던 게 나에게 되돌아오는 중이네.’

내가 한 건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몸을 움직였고, 아이들과 웃었고, 몇 번의 공을 주고받았을 뿐. 이상하게도, 그 작은 움직임이 마음의 균형을 제자리로 그리고 조금씩 밀어 올렸다.

체중계의 숫자는 여전히 아름답지 못하지만, 그 숫자가 나의 전부를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몇 번이고 포기했던 순간을 지나왔고, 그때마다 조금씩 나를 일으켰다.

단순히 무게를 덜어내는 일만큼, 조급함과 나를 쏘아대는 마음들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를 짓누르던 것에서 한 발씩 벗어날 연습이 필요하다.


숨이 찰 때 한 번 크게 쉬어보고, 힘들 때 응원을 받으며, 가끔 나 스스로에게도 같은 말을 건네 보았다.

“괜찮아. 일어설 수 있잖아. 언제든 다시 해보면 돼.”

거울 속의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표정으로 살며시 변해갔다.


#단순히무게를덜어내는것보다

#거울을보며나를마주하다

#숫자가나의전부를설명해주지는못한다

#몇번이고포기하더라도

#조급함을내려놓을며짓누르는것으로달아나다

#배드민턴을통해서로를응원하네

#조건없는응원이나에게되돌아왔다

#체중계의숫자는아름답지못하더라도

#나를누르던감정에서벗어나며

#거창한것이아닌몸을움직이며아이들과웃고몇번의공을주고받았을뿐

#나는나와너를응원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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