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이 EP.67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통학거리가 멀어져서 내가 가능한 날에는 차로 등교를 시켜주고 있다.
사춘기는 예전에 접어들었지만, 생각해 보면 사춘기 전이라고 그렇게 크게 달라져 보이지 않게 둘 사이는 말보다는 감정 교류를 통해 부모 자식 사이를 느끼는 정도라고 해야 할까? 말로 크게 서로의 애정을 표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가끔 아이는 잠자기 전 방으로 들어갈 때나 어느 순간 '사랑해'라는 말을 나에게는 곧잘 하고는 했었다.
다시 등교 이야기로 돌아가서, 첫 중학교 등교날 학교 앞에 아이를 내려주는데 아이가 '사랑해' 인사를 하며 내리는데, '어 아빠도 사랑해'가 내 입에서 나왔지만 나 스스로 뭔가 어색했다고 해야 할까 그런게 느껴졌다.
돌이켜 보면 나는 아이에게 먼저 사랑한다는 말을 잘하지 않았던 것 같고, 먼저 듣더라도 '그래 고마워', '그래 잘 자라'라는 말로 '사랑해'라는 답을 대신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자동차라는 공간 안에서 아이가 내릴 때 갑작스러운 '사랑해'라는 말에 '아빠도 사랑해'라는 말은 나도 어색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어느덧 아이는 첫 방학을 맞이했고, 그 몇 개월 동안 우리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등굣길에 끝인사로 서로 '사랑해'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하고 있다. 이제는 나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내가 먼저 '사랑해' 인사를 하고는 한다.
만약 '사랑해'라는 말을 아이와 더 늦게 혹은 가끔 했더라면 평생 더 어색해서 하지 않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나의 부모님에게 지금도 '사랑해'라는 말을 한다고 생각하면 뭔가 쑥스럽고 어색한 것처럼..
당연히 마음속에 품고 있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사랑해 라는 그 말 그것 역시 입 밖으로 내뱉기 시작해야 지연스러운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서로 익숙해지게 '사랑해' 그 말을 해보자.
말해야 익숙하고, 말해야 서로 알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오늘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