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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cropsia Jul 14. 2024

후회, 공포, 불안(4: feat. 인사이드아웃 2)

과거, 현재, 미래

 불안의 대상은 미래에 존재한다. 오지 않은 미래에 존재한다는 말 자체가 사실 기묘하며, 불안이 불확실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내포한다. 게다가 불안의 대상은 후회와 공포처럼 구체적이지 않다.


 최근 개봉한 픽사의 <인사이드아웃 2>가 이런 불안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주인공인 '라일리'가 절친 두 명이 자신과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3명이 함께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미래가 사라져 버린다. 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미래가 사라지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져버린다.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라일리'의 마음 본부를 불안이 지배하게 된다. 불안은 처음에는 불확실성을 잘 처리하는 듯했지만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만나게 되면서 불안은 실수를 연발하고 결국에는 폭주하게 된다.


 <인사이드아웃 2>를 보던 중에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라는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이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폭주하는 불안은 마음속에 수많은 '나(=생각)'를 무한 생산한다. 생각의 폭풍 속에서 자아는 쉴 곳이 없고 편할 곳이 없다. 폭풍이 거셀 때는 폭풍을 헤쳐 나올 엄두가 나지 않고, 휩쓸려 날아가 버리지 않을까 무서울 수밖에 없다. 폭풍의 발원지가 사실은 내 눈앞에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떠올리고 폭풍은 언젠가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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