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6.
서른 살. 처음으로 내 몸이 예전과는 다르다고 느낀 순간이었다. 서른 살 이전에는 운동을 하지 않아도, 체중을 신경 쓰지 않아도 몸에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서른 살이 되자 몸에 아픈 곳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밥 먹듯이 목에 담이 걸리고, 특별히 무리하지 않았는데 어깨가 아프곤 했다. 평생 문제없던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고, 때로는 발까지 저릿했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무거운 짐을 들 때는 무릎이 아팠다. 서른 살이 되니 체중도 많이 늘었다. 대학교 1학년 때 68kg였던 몸무게가 80kg까지 올라갔다.
나는 현재 미국 시애틀에서 재활/물리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대학원 졸업 후 첫 직장에서 2년 동안 환자들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만나고 치료했다. 매일 환자들을 15명씩 보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중에는 같은 80대라도 독립적으로 자신의 취미생활을 즐기고 손주들과 놀아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거동이 불편해 아들의 도움 없이는 집 밖을 나갈 수 없어 하루 종일 집에서 TV만 보는 사람도 있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의 삶을 이렇게 다르게 만들었을까.
서른을 넘어서부터 근육량은 10년에 3-8%씩 줄어든다. 60세를 넘기면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진다. 근육 감소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지만 운동을 통해 이를 늦출 수 있다. 스카이다이빙에 비유를 해보자.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순간이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이고, 땅은 죽음이다. 누구나 한 번 태어나면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운동은 마치 낙하산을 펼치는 것과 같다. 낙하산을 펼친 사람은 천천히 내려가면서 경치도 감상하고, 좌우로 움직이며 순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낙하산을 펼치지 않은 사람은 죽음에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서른을 넘어가면서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건강한 습관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20-30대보다 70-80대에서 훨씬 더 크게 나타난다. 그리고 이것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나의 신체 능력과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간단한 테스트가 있다. 바닥에 앉은 상태에서 오직 양발만 사용하여 일어서는 것이다. 이 동작을 할 수 있다면 5점이다. 발이나 엉덩이 이외의 부분이 바닥에 닿거나, 손이나 팔을 무릎에 대는 경우 1점씩 감점된다. 51세에서 80세까지 2002명을 대상으로 14년 동안 관찰한 결과, 발이나 엉덩이 이외 두 번 이상의 접촉이 필요한 사람들은 필요 없는 사람들에 비해 6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2-5배나 더 높았다.
삶은 하나의 이야기이다. 영화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결말이 안 좋으면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젊을 때 어떻게 사는지도 중요하지만 인생을 어떻게 마무리하는지도 중요하다. 당신은 인생을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살다가 마무리하고 싶은가, 아니면 독립성을 잃고 남에게 의존하며 살다가 마무리하고 싶은가. 인생은 한 번뿐이다.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