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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자민버튼 Jul 25. 2024

곰팡이를 먹고 얻은 교훈

2023. 11. 19.

작년 겨울, 아내가 한창 베이킹을 좋아했던 시기가 있었다. 식빵, 스콘, 카스테라 등 맛있는 빵을 자주 만들곤 했다. 아내가 만든 빵 중에서도 나는 카스테라를 가장 좋아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는 차에서 아내가 만든 빵을 먹으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어느 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카스테라를 들고 출근했는데, 이날따라 왠지 카스테라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그 감칠맛이 평소보다 더 특별했다. '이따가 집에 가면 아내한테 뭘 넣었는지 물어봐야지'라고, 혼자 생각하며 출근을 했다.


그날 저녁, 집에 있던 카스테라를 본 나는 깜짝 놀랐다. 아침에 내가 감칠맛있다고 느꼈던 것의 정체가 바로 청록색 곰팡이였기 때문이다. 알록달록한 곰팡이들이 카스테라 여기저기에 피어있었다. 순간 뒤통수를 한 대 세게 때려 맞은 느낌이었다. 비위가 상해서라기보다 인체의 신비가 너무 놀라웠기 때문이었다. 나는 비위가 약한 편이라 평소에 무슨 음식이든 유통기한이 하루라도 지나면 다 버린다. 그런데 이런 곰팡이가 가득한 빵을 먹고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이게 평소보다 더 맛있다고 느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놀라웠다. 생각의 힘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원효대사 해골 물과 같은 경험을 내가 실제로 한 것이다.


물리치료사로 환자들과 일하면서 나는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치료를 시작할 때 환자의 생각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자주 보았다. 비관적인 사람들은 어떤 치료를 시도해도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었다. 반면에 긍정적인 사람들은 같은 운동이라도 훨씬 빠르게 회복되었다. 그래서 나는 환자들에게 운동의 이점과 효과를 설명하고, 그들이 왜 그 운동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고 노력한다.


곰팡이 핀 카스테라를 먹고, 나는 중요한 삶의 교훈을 얻었다. 무슨 일을 하든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못해, 하기 싫어"보다는 "한 번 해보자, 할 수 있어" 가 더 좋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라는 말은 내가 괴롭고 힘든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떠올리는 말이다. 그 당시의 힘든 상황이나 감정보다 나의 성장 가능성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생각의 전환 하나로 그 상황을 대하는 나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진다.


뇌가 우리의 몸을 지배한다.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 또는 느끼는 감정 하나하나까지 모두 뇌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이다.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따라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우리가 느끼는 감정도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생각부터 바꾸기로 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삶을 바라보고, 어떤 상황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건강한 생각이 건강한 몸, 그리고 건강한 삶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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