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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효진 Oct 20. 2024

완벽을 꿈꾸는 찰나, 렌즈는 흔들리고

인생은

때론 흐릿하고, 흔들리고,

예기치 못한 노이즈가 낀다.


번지고 흩어지며 또렷한 선을 허락하지 않는다.


완벽을 꿈꾸는 순간, 렌즈는 흔들린다.

그래서 B컷이다.


조명이 닿지 않은 구석

무대 뒤편의 그림자

편집에서 잘려나간 장면

쓸모없는 자투리 조각

쓸쓸히 서랍 속에 잠든 편지

망각의 구석에 처박힌 물건

혹은 구둣발에 밟혀 바스러지는 낙엽의 찰나와 같다.


그럼에도 흔들리는 손으로 카메라를 쥐고

구김진 종이처럼, 낡은 책처럼,

흠집과 주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용기.


완벽하지 않기에

오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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