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이 끝이 아니기를
짐을 싸는 마지막 밤,
낯선 방 안에 조용히 앉아
엄마와 눈을 마주쳤다.
그 순간, 20일 동안의 모든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햇살이 내리쬐던 바르셀로나의 오후,
파리의 길목에서 나눈 웃음,
런던의 밤을 걷던 두 발자국.
그리고 그 모든 시간 옆엔 늘 엄마가 있었다.
이번 여행은,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시간이었고
나에겐 조금 빠른 인생의 쉼표이기도 했다.
낯선 도시에서 길을 찾는 동안
나는 나를 더 잘 알게 되었다.
두려움은 항상 앞에 있었지만,
지나고 나면 별게 아니었다.
겁을 먹을 이유도,
포기할 이유도 없었다.
그저 해보면 되는 거였다.
세상을 여행하다 보니 알게 된 것들이 있다.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니라는 것.
낯선 나라의 작은 빵집에서
엄마와 마주 앉아 웃는 그 순간이
인생의 전부가 될 수 있다는 것.
삶은 서핑 같다고 생각했다.
고요한 날만 이어지면 재미없을 테니까.
때로는 거센 파도가 밀려와도
균형을 잡으며 흘러가면 된다.
넘어져도 괜찮다.
다시 일어나면 되니까.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나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되었고,
내 삶의 가장 소중한 이름이
‘가족’이라는 걸,
그 중심에 엄마가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마음속의 풍경은 오래 남을 것이다.
나는 다시 꿈꾼다.
언젠가 부모님과 동유럽을 한 달쯤
함께 여행하는 그 날을.
삶은 길지 않다.
그러니 마음껏 사랑하고,
하고 싶은 걸 하며
한 번뿐인 인생을 나답게 살아가자.
나는 할 수 있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나니까.
그리고 나는,
이 여행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