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스페인의 마지막 밤

이 여행이 끝이 아니기를

by 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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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싸는 마지막 밤,

낯선 방 안에 조용히 앉아

엄마와 눈을 마주쳤다.


그 순간, 20일 동안의 모든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햇살이 내리쬐던 바르셀로나의 오후,

파리의 길목에서 나눈 웃음,

런던의 밤을 걷던 두 발자국.

그리고 그 모든 시간 옆엔 늘 엄마가 있었다.


이번 여행은,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시간이었고

나에겐 조금 빠른 인생의 쉼표이기도 했다.


낯선 도시에서 길을 찾는 동안

나는 나를 더 잘 알게 되었다.

두려움은 항상 앞에 있었지만,

지나고 나면 별게 아니었다.

겁을 먹을 이유도,

포기할 이유도 없었다.

그저 해보면 되는 거였다.


세상을 여행하다 보니 알게 된 것들이 있다.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니라는 것.

낯선 나라의 작은 빵집에서

엄마와 마주 앉아 웃는 그 순간이

인생의 전부가 될 수 있다는 것.


삶은 서핑 같다고 생각했다.

고요한 날만 이어지면 재미없을 테니까.


때로는 거센 파도가 밀려와도

균형을 잡으며 흘러가면 된다.

넘어져도 괜찮다.

다시 일어나면 되니까.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나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되었고,

내 삶의 가장 소중한 이름이

‘가족’이라는 걸,

그 중심에 엄마가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마음속의 풍경은 오래 남을 것이다.

나는 다시 꿈꾼다.

언젠가 부모님과 동유럽을 한 달쯤

함께 여행하는 그 날을.


삶은 길지 않다.

그러니 마음껏 사랑하고,

하고 싶은 걸 하며

한 번뿐인 인생을 나답게 살아가자.


나는 할 수 있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나니까.


그리고 나는,

이 여행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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