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꿀오소리가 내게 알려준 것
아주 가끔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볼 때가 있다. 그냥 별생각 없이 동물들을 보고 있는 게 상당히 흥미롭기 때문이다. 사실 난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회든, 우주든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관찰한 데이터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재미있다. 나는 분석적 사고보다 종합적 사고에 능하다. 그건 내가 왼손잡이여서 좌뇌보다 우뇌가 더 발달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쨋든, 각설하고 내가 관찰한 동물 중에 제일 특이한 동물을 꼽으라면 난 이 사진의 주인공인 벌꿀오소리를 꼽고 싶다. 겉보기엔 귀여운 이 동물은 사실 엄청난 반전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 동물은 기네스북에서 '제일 겁 없는 동물'로 선정되어 있다. 잡식성인 데다 사자나 독사, 코끼리에 대항해서도 그냥 싸운다. 지든 죽든 상관없이 싸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독사의 맹독에 물려도 2시간 정도 지나면 다시 일어나서 독사를 잡아먹는다. 소위 말해 '지랄'맞은 동물이다.
나는 이 벌꿀오소리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현기영 작가가 했던 '인간이란 지는 싸움에도 임하는 게 인간이에요.'라는 말이 오버랩되었기 때문이다. 하물며 저 작고 귀여운 동물도 거대한 사자에 지랄 맞게 싸우는데, 같은 인간인데 어떤 사람은 불의와 권력에 순종하고 어떤 사람은 저항하는 것일까...
사회생활을 많이 해본 것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회계법인에서 있으면서 느낀 것은 어느 집단이든 권력자가 있고, 그 권력자가 악의를 가졌을 때 언제나 힘없는 피해자가 생긴다는 것을 느끼곤 했다.
이럴 때 목숨 걸고 덤벼야 한다. 목숨 걸고 덤비면 상대도 쫀다.
"개길 땐 개겨라"
우린 마음속에 벌꿀오소리를 품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