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기 위해 필요한 건 필력이 아니라 사고력이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한다.
“말로는 괜찮았는데 막상 쓰려니 안 나온다.”
“문장만 정리되면 괜찮을 것 같은데......”
위와 같은 말은 우리가 흔히 듣는 하소연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문제는 문장에 있지 않다. 오히려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문장은 글쓴이의 지금 사고 수준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글이 막히는 것은 표현력의 한계 때문이 아니라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장을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표현은 사고의 결과다. 구조화된 사고 없이 문장을 구성하려 하면 글은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하고 반복되거나 방향을 잃는다.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글은 대부분 글쓴이 스스로도 무엇을 어떻게 말하고 싶은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을 때 쓰여진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글은 보통 세 가지 방식으로 꼬인다.
첫째, 핵심이 없이 시작된다. 도입부터 명확한 메시지가 없고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분명하지 않다. 그러니 서론이 길어지고 주제는 희미해지며 내용은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진행된다.
둘째, 전개가 중구난방이다. 어떤 정보가 중심이고 어떤 것이 부차적인지 구분이 되지 않으며 원인과 결과, 주장과 근거 사이의 연결이 끊어진다. 이런 글은 단편적 정보의 나열 외에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다.
셋째, 우선순위가 보이지 않는다. 말하고 싶은 건 많은데 정리된 순서 없이 늘어놓기만 하다 보니 흐름을 읽지 못하는 독자는 피로를 느낀다.
이런 글은 작성자 입장에서는 글을 쓰긴 썼다고 느낄 수 있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읽었는지 모르겠다는 인상을 남긴다. 특히 업무에서는 이와 같은 글은 오해를 만들고 실행을 지연시키며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이런 문제는 대부분 글을 쓰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생각할지를 먼저 고민하지 않았다는 데서 시작한다. 생각이 정리되기 전에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은 마치 설계도 없이 건물을 짓는 것과 같다. 초반에는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구조가 무너져 결국 전체를 다시 손봐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반대로 사고가 정리되어 있으면 글은 의외로 쉽게 쓸 수 있다. 핵심이 분명하고 어떻게 전개할지가 설계되어 있으며 독자의 입장에서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도 미리 고려되어 있다. 문장은 준비된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면 되고 정보는 설득의 구조에 따라 배열하면 된다. 결국 글을 잘 쓴다는 건 명확하게 사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고가 정리된 사람은 문장을 억지로 짜내지 않는다. 문장은 생각을 따라 자연스럽게 나오고 내용은 불협화음 없이 정확하게 독자에게 전달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어 선택이나 문법이 아니라 전체를 구성하는 생각의 틀이다. 따라서 글쓰기가 어렵다면 먼저 의심해야 할 것은 표현이 아니라 생각의 정리 상태다.
생각이 꼬이면, 글은 따라 꼬인다. 글을 다듬는 노력보다 더 먼저 생각을 정리하는 훈련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