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기 위한 사고는 무엇일까?

잘 쓰는 글에는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은 생각이 설계되었을 때 만들어진다.

by 비지

문장이 막히는 건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이고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건 사고의 틀이 없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말은 결국 내 머릿속의 내용을 구조화해서 글로 꺼내고 싶다는 뜻이다. 그래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문장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말할 것인지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이다.


글쓰기를 가능하게 만드는 사고에는 크게 두 축이 있다. 논리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다. 논리적 사고는 글의 설득을 만들고 창의적 사고는 글의 차별화를 만든다. 보고서든 기획서든 이메일이든 이 두 사고가 균형 있게 작용할 때 글은 흐름을 갖고 독자적인 색깔을 얻는다. 논리적 사고는 정보의 순서를 정한다. 무엇을 먼저 말할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분류할 것인지, 어떻게 결론까지 끌고 나갈 것인지 설계한다. 반면 창의적 사고는 기존의 관점을 틀고 흔한 표현에 새로운 관점을 입히며 당연하지 않은 흐름으로 전개되게 만든다. 이 둘이 함께 작용하면 글은 구조적으로 탄탄하고 색다른 느낌을 동시에 갖는다.


하지만 사고의 종류만 안다고 글이 잘 써지는 것은 아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생각을 글로 바꾸는 일정한 순서와 기준이 있다. 그 방법은 세 가지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정의하는 능력이다. 정의가 명확하지 않으면 내용은 정보의 나열이 되고 글의 요점은 사라진다. 둘째는 구성이다. 어떤 메시지를 먼저 배치하고 무엇을 뒷받침 자료로 쓸 것인지, 결론은 어느 타이밍에 꺼내야 할지를 정리하는 힘이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결국 상대방이 잘 이해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이 흐름은 사고로 만들어진다. 셋째는 제한이다. 어떤 말은 쓰지 않아야 하는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이 글의 범위인가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좋은 글은 모든 것을 다루지 않는다. 핵심을 중심으로 불필요한 정보, 분산된 논점, 과한 설명을 덜어낼 줄 아는 사람이 글을 정제할 수 있다.

위 세 가지 방법은 각각 독립된 기능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다. 정의가 있어야 구성이 가능하고, 구성이 있어야 제한할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구조가 머릿속에 없으면 글은 매번 막히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며 방향 없이 흘러가게 된다.


글을 잘 쓴다는 건 표현력이 좋다는 것이 아니라 사고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알고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지 구조화할 수 있으며,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를 판단할 수 있다면 글은 자연스럽게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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