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들어올린 한잔

존중에서 찾은 행복

by KimianJ

가게의 첫 손님이 오셨다.
어르신 두 분이었다.

목소리와 말투는 어딘가 날이 서 있었다.
하지만 종종 그런 분들이 있기에, 나는 웃으며 반갑게 맞이했다.

이후, 음식을 내어드리는 과정에서
어르신들이 먼저 말을 걸어주셨다.


"자네는 몇 살인가?"

"하하… 서른입니다."

"서른 살… 막 어른 같고, 좀 그런 생각이 드나?"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웃으며 답했다.

"음… 예전엔 서른이라는 나이가 참 많아 보였는데요,
막상 제가 되어 보니까...
그냥, 아직도 애 같습니다. 하하."


어르신이 잔잔하게 웃었다.

"자네 말 참 잘하는구먼. 서른이면 뭐든 할 수 있는 나이야.
그때가 좋아.
우린 자네처럼 말을 잘 못했어.
배운 것도 없지. 열일곱 살에 공장에 나가서,
거기서도 시비 걸리면 머리통 붙잡고 싸우고… 그런 시절이었어."

나는 음식이 담긴 쟁반을 내려놓으며, 잔을 조심스레 들었다.


"그래도 요즘 사람들은 어르신들처럼
성실하고, 진득하게 무언가를 해내지 못해요.
저는 어르신들이 못 배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정말 대단하신 거죠."

한 박자 늦게, 어르신이 허허 웃었다.

"아아~ 그래? 하하하... 고맙네."


나는 잔잔히 웃으며 말했다.

"맛있게 드세요."

그 순간, 말투가 달라졌다.
눈빛도, 온도도.

기분 탓일까.
그들이 쥔 술잔마저,
유독 가벼워 보였다.

아무렇지 않은 대화였지만,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꽤 길게 들렸다.


집에 돌아온 뒤,
무심코 유튜브를 켰다.
어릴 때 즐겨보던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그때는 출연진들이 참 어른처럼 느껴졌는데,
지금 보니 그들이 무척 젊어 보였다.

아마 이제 내가 그 나이대에 다가서서 그런거같다.


어르신들의 말처럼, 이제 서른이니
앞으로 더 열심히 헤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그 짧은 대화 덕분에
참 행복한 하루가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