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미술관을 가려고 옷도 차려입고 나왔다.
미술관에 도착했다. 멋있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무표정한 액자들이 벽에 나란히 걸려 있었다.
어떤 그림은 찢어버리고 싶었고, 어떤 건 왜 저런 걸 걸어놨을까 싶었다.
반면에 한참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그림도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마치 나 같구나."
나는 나라는 미술관 안에 갇혀 살고 있다.
어릴 적부터 쌓아온 감정, 실수, 열등감, 상처.. 그런 것들이 내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어떤 건 보기 싫어 눈을 돌리고 싶고, 어떤 건 부끄러워 꼭꼭 숨기고 싶다.
그런데 미술관의 그림은 마음대로 떼어낼 수 없다. 벽에 고정된 못처럼, 내 안에 깊이 박혀서 쉽게 뽑아낼 수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나는 연습하고 있다. 떼어내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연습.
모자란 나, 찌그러진 나, 유치했던 나.
그 모든 그림 앞에 서서, 눈을 피하지 않고 바라본다.
아, 그때 내가 참 무지했구나.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했지. 그걸 지금의 내가 이해해주는 일.
그렇게 하나둘 받아들이다 보면, 내 안의 미술관은 비로소 완성되어 간다.
비록 전시된 그림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누군가 그 미술관을 둘러보다 이렇게 말해줄지도 모른다.
"참 따뜻하고 진심이 느껴지는 전시네요."
결국 우리 모두는 자기 자신이라는 미술관 안에 갇힌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깊고 아름다운 전시는 있는 그대로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순간에 완성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