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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 위의 예술과 내 인생의 소중한 페이지

by Elizabeth Kim Mar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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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순간들은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는다. 마치 얼음 위에 남은 스케이트 날의 흔적처럼, 쉽게 사라지지 않는 감정들이 있다. 얼마 전, ‘스타즈 온 아이스(Stars on Ice)’ 공연을 보기 위해 티켓을 예매했다. 피겨 스케이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실 더 깊은 이유가 있었다. 


처음 캐나다에 발을 디뎠을 때, 새로운 문화와 환경이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 곁에는 세 명의 따뜻한 캐네디언 맘이 계셨다. 이분들은 내가 캐나다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인생의 멘토 같은 존재였다.


이분들과 함께한 시간 덕분에 캐나다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함께 티타임을 가지며 캐나다식 유머를 배웠고, 크리스마스에는 캐나다 가정의 따뜻한 분위기를 경험했다. 무엇보다도, 이분들은 내게 새로운 경험을 선물해 주셨다. 그중 하나가 바로 피겨 스케이팅 공연이었다. 




2018년, 이분들의 초대로 처음으로 ‘스타즈 온 아이스’ 공연을 관람했다. 그 해 우린, 온타리오 런던과 오샤와에서 두 번의 공연을 함께 했다. 캐나다가 얼마나 피겨 스케이팅을 사랑하는 나라인지를 몸소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스케이터들의 연기에 감탄하며, 캐나다의 피겨 역사와 전설적인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엘비스 스토이코(Elvis Stojko)와 커트 브라우닝(Kurt Browning) 같은 스케이터들이 캐나다인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게 되었을 때, 이 나라의 스포츠 문화와 국민적 자부심을 이해할 수 있었다. 빙판 위의 예술, 그것은 곧 캐나다 문화의 일부이자,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체성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빙판 위에는 스케이트 날이 남긴 흔적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 흔적들은 스케이터들이 흘린 땀과, 관객들이 보낸 환호와, 우리가 함께 나눈 감동의 순간을 의미했다. 마치 우리 인생의 한 페이지처럼. 이민 후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페이지 중 하나는, 바로 이 세 분의 맘과 함께한 시간들이다. 함께 웃고, 감탄하고, 감동했던 순간들은 이제 내 안에서 영원히 남아 있다.




2025년 ‘스타즈 온 아이스’ 공연이 다가오면서 다시 그 감정을 떠올리고 있다. 올해의 테마인 ‘Rock Stars on Ice’는 음악과 스케이팅이 결합해 관객의 감동을 만들어내줄 것이다. 엘비스 스토이코는 1990년대 캐나다 피겨 스케이팅의 전설로, 내가 캐나다에 처음 이민 왔을 때 가장 유명했던 스케이터였다. 그가 52세가 된 지금도 여전히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또한, 공연의 총감독 및 안무를 맡은 피겨 스케이팅의 전설, 커트 브라우닝(Kurt Browning). 1991년부터 이 투어와 함께하며, 무대에 감동을 더하는 역할을 해왔다. 


"스타즈 온 아이스"는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예술작품이며, 음악과 스포츠가 융합된 특별한 경험이다. 록 음악과 피겨 스케이팅의 조화가 어떤 감동을 선사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공연이 끝난 후, 다시 한번 이 감동을 기록으로 남길 예정이다. 피겨 스케이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스타즈 온 아이스’ 공연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공연을 기다리는 지금, 나는 이미 새로운 이야기의 첫 문장을 떠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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