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가포식과 광고 과잉이 설계한 인간 상실 SNS
스크롤을 내릴수록 기묘한 이질감이 엄습한다. 인간의 손길이 닿았다고는 믿을 수 없는, 맥락 없이 반복되는 정체불명의 문구, 영혼 없이 칭찬일색에 추천을 외치는 양산형 프로필의 난립.
한때 소통과 연결의 광장이었던 소셜미디어(SNS)는 이제 끝없는 광고와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안개로 뒤덮여, 진짜 인간의 목소리를 찾아보기 힘든 미로가 되어가고 있다. 지금도 많이 양산되는 일명 ‘핫플레이스 추천’ 글에는 소통을 위해 댓글창을 열면 온통 똑같은 광고계정들의 자동화 댓글 뿐이다. 그래서 마구 찍힌 ‘좋아요’도 정말 사람이 누른 것일까 하는 의심에 빠진다.
이 화려한 네트워크 속에서 느끼는 소외감과 피로는 나의 개인적인 감상만은 아니다. 이는 ‘죽은 인터넷(Dead Internet)’이라는, 한때 음모론으로 치부되던 가설이 데이터와 현상으로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SNS는 파도를 타고 좋아요를 누르며 팔로우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온갖 무분별하고 무의미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더 나아가 혐오를 조장하고 분열을 일으키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이 현상의 중심에는 플랫폼 기업들의 근시안적 선택이 있다. 수익성과 효율성이라는 지상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AI 봇과 광고라는 ‘성장 엔진’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 역설적으로 콘텐츠 생태계의 신뢰성과 진정성을 파괴하고 사용자들을 구조적 쇠퇴의 길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X),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 주요 SNS 플랫폼에서 공통적으로 이러한 쇠퇴의 심층 메커니즘이 드러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나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다. 플랫폼의 미봉책이 오히려 문제를 더욱 정교하고 복잡하게 만드는 ‘변증법적 악순환’이자, 사용자의 ‘주목’을 팔아 수익을 내는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의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된 필연적 귀결이다. 우리는 지금, 인간이 디지털 공간의 주도권을 상실해가는 역사적 변곡점을 목도하고 있다. 이 거대한 전환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죽은 인터넷 이론’의 핵심은 온라인 공간의 콘텐츠 대부분이 인간이 아닌 봇과 AI에 의해 생성되고, 진짜 인간의 활동은 허상처럼 희미해진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과격한 주장으로 들렸지만, 이제 각종 데이터는 이 이론이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인터넷 트래픽의 전복, 봇의 지배가 시작되다
2024년, 글로벌 IT 보안 기업 임퍼바(Imperva)는 인터넷 역사상 중요한 변곡점을 기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상 최초로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51%를 자동화된 봇이 차지하며, 인간이 생성하는 트래픽(49%)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수치의 역전을 넘어, 인터넷의 주도권이 인간의 손을 떠나고 있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봇의 성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검색 엔진 크롤러와 같은 ‘좋은 봇’을 제외하고, 시스템을 악용하고 데이터를 훔치며 가짜 트래픽을 유발하는 ‘악성 봇’의 비율이 2023년 32%에서 2024년 37%로 1년 만에 5%p나 급증했다. 이제 우리가 접속하는 웹사이트 10곳 중 4곳 가까이는 악의적 목적을 가진 프로그램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거시적 트렌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SNS 플랫폼에서 더욱 처참한 현실로 나타난다.
트위터(현X)의 몰락
논쟁과 실시간 정보의 중심지였던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 인수 이후 ‘X’로 재편되며 급격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를 내세우며 콘텐츠 규제를 완화하자, 혐오 발언과 가짜뉴스가 범람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신뢰를 잃은 사용자와 광고주들이 대거 이탈했다. 2022년 7월 3억 1600만 명에 달했던 일일 활성 사용자(DAU)는 2024년 초 2억 5000만 명으로 23% 이상 증발했다. 미국 100대 광고주 중 75곳이 광고를 중단하면서 수익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런 빈자리를 채운 것은 다름 아닌 봇이었다. 현재 X 계정의 5%에서 최대 20%가 봇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정치적 선동과 상업적 스팸을 쏟아내며 플랫폼의 공론장을 파괴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그림자
시각적 콘텐츠의 천국 인스타그램 역시 봇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계정의 약 9.5%에 달하는 9,500만 개의 계정이 봇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24시간 쉬지 않고 특정 게시물에 ‘좋아요’와 댓글을 생성하며 알고리즘을 교란하고, 여론을 왜곡하며, 가짜 인플루언서의 몸값을 부풀린다. 진짜 사용자들은 점점 더 상업화되고 인위적인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스레드(Threads)의 일장춘몽
‘트위터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던 스레드의 사례는 현대 SNS의 취약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출시 5일 만에 1억 가입자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그 열기는 빠르게 식었다. 유의미한 콘텐츠와 깊이 있는 상호작용이 부재하자 사용자들은 흥미를 잃었고, 한 달여 만에 DAU는 4,400만 명에서 1,300만 명으로 70%나 수직 낙하했다. 평균 체류 시간 역시 20분대에서 5분 내외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사용자들이 더 이상 인스타와 연계된 네트워킹 효과에만 좌지우지 되거나, 새로운 플랫폼이라는 이유만으로 충성도를 보이지 않으며, 콘텐츠의 진정성과 질이 담보되지 않는 공간을 얼마나 빠르게 외면하는지를 증명하는 사례다.
플랫폼의 품질 저하와 사용자 이탈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에 내장된 두 가지 핵심 동력, 즉 ‘AI 자가포식’과 ‘광고 과부하’라는 쌍두마차에 의해 체계적으로 설계된 결과다.
첫째, AI가 AI를 먹으며
공허를 창조하는 ‘모델 자가포식 장애(MAD)’
라이스대학교 연구팀이 명명한 ‘모델 자가포식 장애(Model Autophagy Disorder, MAD)’는 생성형 AI 시대의 근본적인 딜레마를 드러낸다. 이 현상은 AI 모델이 진짜 인간이 만든 신선하고 다양한 데이터가 아닌, 다른 AI가 생성한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학습할 때 발생하는 품질 붕괴 현상이다. 마치 근친교배가 유전적 다양성을 파괴하듯, AI가 만든 데이터를 AI가 되먹는 과정이 반복되면 불과 몇 세대 만에 결과물은 현실과 동떨어진 기괴하고 편향된 형태로 수렴한다. 다양성은 사라지고, 극단적인 특징만이 과장되며, 결국 예측 가능하고 무의미한 결과물만을 끝없이 복제하게 된다.
이 섬뜩한 현상의 구체적인 사례가 페이스북을 점령한 ‘새우 예수(Shrimp Jesus)’와 같은 AI 슬롭(AI Slop)이다. 새우와 예수를 기괴하게 합성한 이 이미지는 아무런 맥락이나 예술적 가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AI 봇들에 의해 수만 개의 ‘좋아요’와 수백 개의 자동 생성 댓글을 받으며 알고리즘의 상단을 차지했다. 이는 단순한 인터넷 밈을 넘어, 경제적 동기에 의해 조직적으로 생산되는 오염 물질이다. 저품질 AI 콘텐츠로 팔로워를 대량 확보한 뒤, 계정을 판매하거나 금융 사기에 이용하는 비즈니스 모델까지 등장했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플랫폼이 이러한 오염을 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가속화하려 한다는 점이다. 메타는 2025년부터 수백만 개의 AI 프로필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도입하여, 이들이 인간처럼 행동하고 콘텐츠를 생성하게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트래픽 부풀리기를 통해 광고 수익을 유지하려는 단기적 목표를 위해 플랫폼의 장기적인 신뢰도와 생태계 건강성을 스스로 파괴하는 자해 행위에 가깝다. 이는 ‘죽은 인터넷’을 향하여 브레이크 없이 액셀을 밟는 것과 같다.
둘째, 사용자의 정신을 잠식하는
‘광고 제국주의’와 ‘SNS 피로 증후군’
SNS 플랫폼의 수익 모델은 본질적으로 ‘광고’라는 단일 엔진에 의존한다. 이 구조는 플랫폼이 사용자의 웰빙보다 광고주의 만족을, 콘텐츠의 질보다 사용자의 체류 시간을 우선시하게 만든다. 그 결과, 오늘날의 SNS는 사용자의 인내심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광고 제국주의’의 식민지가 되었다.
피할 수 없는 광고의 공습
사용자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광고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이는 인지적 과부하를 일으켜 ‘광고 피로(Ad Fatigue)’를 유발한다. 메타가 인스타그램에서 시험 중인 ‘건너뛸 수 없는 중간광고(Unskippable Ad Breaks)’는 이러한 경향의 정점이다. 이는 사용자 경험을 철저히 무시하고 광고주의 메시지를 강제로 주입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심리적 저항과 회피 행동
과도한 광고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사용자의 심리적 저항(reactance)을 불러일으킨다. 휴넷의 조사에서 직장인 10명 중 7명이 SNS에 피로감을 느끼며, 그 주된 원인으로 원치 않는 콘텐츠와 과도한 광고를 꼽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러한 피로감은 사용자를 수동적인 ‘잠복 소비자(lurker)’로 만들거나, 광고가 비교적 적은 숏폼 비디오 플랫폼이나 폐쇄형 메신저로 떠나게 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테크노 스트레스의 만성화
국내 연구들은 SNS에서의 정보 과부하와 사회적 상호작용 과부하가 테크노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것이 만성적인 피로감과 번아웃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실증했다. 끊임없이 울리는 알림, 타인의 과시적인 삶, 그리고 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상업적 메시지들의 조합은 사용자의 정신적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있다.
결국 AI 자가포식은 콘텐츠의 질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고, 광고 과부하는 사용자를 외부로부터 밀어내며 SNS 쇠퇴의 이중주를 연주하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AI 기반 콘텐츠 모더레이션, 봇 탐지 알고리즘, 품질 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하며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로 이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상황을 더욱 복잡하고 교묘하게 만드는 ‘변증법적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이 악순환의 5단계 구조는 다음과 같다.
1단계 (대응책 도입)
플랫폼이 새로운 봇 탐지 시스템이나 콘텐츠 필터링 알고리즘을 도입한다.
2단계 (적응과 진화)
악의적 행위자들은 이 시스템의 허점을 분석하고, 더 인간처럼 행동하고 더 감지하기 어려운 차세대 봇(Sleeper Bots 등)을 개발하여 대응책을 우회한다.
3단계 (의도치 않은 부작용)
강화된 필터링은 악성 콘텐츠뿐만 아니라, 비주류 의견, 풍자, 예술 등 미묘한 맥락을 가진 선의의 콘텐츠까지 차단한다. 특히 소규모 크리에이터들이 부당하게 ‘섀도배닝(shadowbanning)’을 당하거나 노출에서 불이익을 받는 ‘품질 편향’ 문제가 발생한다.
4단계 (시스템 복잡성 증가)
이러한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예외 규칙과 추가적인 알고리즘이 덧붙여지면서, 전체 시스템은 누구도 완벽히 이해하거나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진다.
5단계 (새로운 취약점 생성)
누더기처럼 덧대어진 복잡한 시스템에서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어뷰징 취약점이 발견되고, 다시 1단계로 회귀하는 끝없는 군비경쟁이 반복된다.
이러한 ‘기술-봇 군비경쟁’은 본질적으로 플랫폼에게 불리한 싸움이다. 악의적 행위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수많은 봇을 생성할 수 있는 반면, 플랫폼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연구개발 및 운영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 플랫폼의 대응 사례는 이 딜레마를 명확히 보여준다.
- TikTok은 96%의 위반 콘텐츠를 사용자가 보기 전에 차단하는 등 자동화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보였지만, 그 대가로 숙련된 인간 검토자들을 대거 해고했다. 이는 AI가 놓칠 수밖에 없는 문화적, 언어적 뉘앙스를 판단할 능력을 포기하고, 시스템을 더욱 경직되고 무디게 만드는 결정이다.
- Meta는 인스타그램에 1000개 이상의 정교한 머신러닝 모델을 운영하지만, 이는 결국 조회수가 높은 주류 콘텐츠에 고품질 인코딩을, 비주류 콘텐츠에 저품질 인코딩을 적용하는 ‘차등 품질 관리’로 귀결되었다. 이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켜 생태계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았다.
- X의 연간 1달러 유료화 정책(‘Not a Bot’ 프로그램)은 경제적 장벽을 통해 봇을 막겠다는 시도였지만,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조직적인 봇 네트워크에는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한 채 일반 사용자들의 반발만 사는 미봉책에 그쳤다.
결국 플랫폼의 대응은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뿐, 질병의 근원인 ‘광고 기반 수익 모델’과 ‘참여도 지표에 대한 맹신’을 건드리지 못하기에 구조적인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목도하는 SNS의 쇠퇴는 플랫폼의 존망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소통 방식과 공론장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현재의 대응 방식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문제의 꼬리를 쫓는 기술적 군비경쟁의 덫에 갇혀 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임시방편적인 기술 개선을 넘어, 생태계 전체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구조적 전환 방향은 다음과 같다.
수익 모델의 다변화와 탈(脫)광고 의존
현재의 위기는 광고 수익 극대화라는 단일 목표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광고 의존도를 낮추고, 구독 모델, 소규모 후원(micro-payment), 양질의 콘텐츠에 대한 직접 보상, 커머스 연계 등 다각화된 수익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사용자가 광고의 대상이 아닌, 가치의 중심으로 존중받는 모델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질적 평가’ 지표로의 전환
조작하기 쉽고 콘텐츠의 질과 무관할 수 있는 ‘좋아요’, ‘조회수’와 같은 양적 참여도 메트릭에 대한 맹신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용자 만족도, 정보의 신뢰성, 대화의 깊이, 독창성 등 콘텐츠의 질적 가치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새로운 알고리즘 평가 지표를 개발하고 도입해야 한다.
투명성 강화를 통한 책임 있는 거버넌스
‘봇 라벨링’ 의무화를 통해 사용자가 AI와 인간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유럽연합의 ‘디지털 서비스법(DSA)’과 같이, 독립적인 외부 연구자들이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감사하고 검증할 수 있는 ‘투명성 센터’ 또는 ‘학술적 샌드박스’를 마련하여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AI-인간 협업 기반의 콘텐츠 심의 재정립
비용 절감의 논리로 인간 검토자를 배제하는 것은 어리석은 결정이다. AI의 신속성과 확장성을 활용하되, 최종 판단과 미묘한 맥락 평가는 전문성과 윤리 교육을 받은 인간 모더레이터가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콘텐츠 심의는 비용이 아닌, 커뮤니티의 신뢰 자산을 지키는 핵심 투자로 재인식되어야 한다.
디지털 시민 교육과 공론장 역량 강화
‘죽은 인터넷’ 현상의 심각성과 그 배후의 메커니즘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 비판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사용자들이 허위 정보와 AI 콘텐츠를 분별하고, 건강한 디지털 공론장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인간이 소외된 인터넷은 결국 누구에게도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공허한 공간으로 전락할 것이다. 지금의 위기는 기술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디지털 세계를 원하는지를 성찰하라는 강력한 신호다. 이 신호를 무시하고 단기적 이익만을 좇는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인간의 온기가 사라진 채 AI의 메아리만이 울려 퍼지는 ‘죽은 인터넷’의 완전한 도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디지털 공론장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