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갈구하는 사람의 무대

보이기 위한 사람의 슬픈 방식

by 사유독자


어디에나 있다. 관심을 받고 싶은데 정작 관심을 주지 않는 사람에게만 매달리는 이들.
묘하게 빗나간 화살처럼 겨눠선 안 될 곳을 향해 끝없이 날아가 버리는 마음.
그녀를 처음 봤을 때는 묘한 연민이 먼저였다.
말끝마다 허세가 묻어 있었지만 그 말 너머로 흐르는 불안이 보였다. '나를 좀 봐달라'는 신호가 쉼 없이 깜빡거렸다.
처음엔 짠했다.
그렇게까지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 존재가 사라질 것 같았던 걸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나는 조금씩 깨달았다.
그 불안은 남에게 향한 것이 아니라 결핍을 채우기 위한 욕망이었다는 걸.

누군가에게 선택받기보다는 대중의 인기 속에서 존재를 증명하고 싶은 마음.
정작 그 인기의 중심에 있는 이는 그를 보지 않는데,
그 무관심이 오히려 그의 욕망에 기름을 붓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발버둥 쳤다.
뱀처럼 몸을 비틀며 한 사람 또 한 사람
휘감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나는 지켜보았다.

한때는 안타깝고 불쌍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웃음만 나왔다.
아 이건 연민을 넘어선 ‘공허’ 구나.
그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채워지지 않는 빈 공간.
문득 궁금해진다.
다른 사람들도 저 모습을 모르고 있는 걸까?
속고 있는 걸까?
아니면 다들 알고 있지만 굳이 말하지 않고 지나치는 걸까?

아마 후자에 가까울 것이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의 결을 잘 본다.
그저 모른 척할 뿐 굳이 개입하지 않을 뿐.
그 색깔을 그대로 두고, ‘아, 저런 사람이구나’ 하고 넘겨버릴 뿐. 안타까움은 여전히 남는다.
사람을 사귀는 법 마음을 얻는 방식 그것은 조급하거나 과장되게 접근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몇 년밖에 되지 않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그가 선택한 방식은 너무 성급했고 어쩌면 가장 잘못된 길이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휘감는 것보다 필요한 것은 ‘머무는 것’
압박보다 필요한 것은 ‘침묵 속의 진심’이다.

나는 이제 그를 연민하지 않는다.
다만 왜 그렇게까지 비틀리는지에 대한
조용한 관찰만 남았을 뿐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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