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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키키 Apr 07. 2024

푸바오~안녕 잘 가~

푸바오에 대한 짧은 단상

 저번주에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났다. 어느새 훌쩍 자라서 중국으로 돌아갈 만큼 커버렸구나.

 그날은 아침부터 봄비가 촉촉하게 내렸다.  팬더곰 한 마리 본국으로 돌아갔을 뿐인데 왜 온 나라가 난리일까 싶겠지만 세상 돌아가는 정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내가 유일하게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동물농장"인데 거기에서 푸바오 출생부터, 걸음마, 온갖 귀염귀염한 모습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다 보여줬다. 알게 모르게 나 또한 푸바오에게 정이 갔나 보다. 푸며들은 셈이다. 첨엔 뭐 그렇게까지 보여주나 싶었고 좀 오버 아닌가 했는데...

 

 막상 푸바오의 조금은 슬퍼 보이기도 한 얼굴이 새겨진 탑차가 에버랜드를 떠나는 영상을 보니 눈물이 쏟아졌다. 이 나이에 주책인가.  나도 이런데 사육사들 맘은 오죽하겠는가~비도 오는데 거기까지 배웅하러 간 사람들 마음도 이해가 가고 참 대단하다 싶었다.

 그런데 댓글을 보니 안 좋은 말이 잔뜩 쌓여있었다. 푸바오 보러 갈 시간에 부모님한테나 가보라느니, 참 한심하다라느니, 중국에 대한 강한 적개심이 드러내는 댓글 천지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많이 유난스럽기는 하지만 누구라도 정을 주었으면 특별한 존재가 된다. 직접 먹이를 주거나 간식을 주거나 물을 주지 않았어도 관심을 주고 한번 미소 지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정이 갔을 것이다.


 푸바오가 우리에게 어떤 정치적, 경제적 효과를 생산하는지 가늠하기도 싫고, 유튜브 조회수가 얼마인지, 또 팬더곰 외교로 인한 여러 가지 국제관계를 일일이 따지고 싶지도 않다. 누가 아무리 뭐라 뭐라 해도 세상이야 어떻게 돌아가든 말던 무심하게 아구아구 대나무만 먹고 있는 푸바오가 난 그냥 너무 귀엽고 이쁘고 사랑스럽다. 푸바오 너만은 그래도 되지 않을까 싶다.


 용인 푸씨 푸바오~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잘 자라주고 그 양분으로 중국에 가서도 잘 살기를~좋은 남자 친구 만나서 너의 자손도 무럭무럭 번성하길 빌어 본다. 혹시나 중국에 가게 돼서 널 볼 수 있어도 좋으련만 그것도 쉽진 않겠지. 푸바오~너의 밝고 굳건한 미래를 네가 태어난 대한민국 용인에서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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