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만든 다리 위에서

천생삼교 방문기

by 하안

천생삼교는 내가 가장 기대했던 관광지 중 하나이다. 이곳은 수천만 년 동안 물과 바람의 침식으로 석회암 산이 무너지고 깎여서, 세 개의 천연 다리가 남은 독특한 지형이다. 한국에는 아무리 산지가 많아도 이렇게 큰 화산지형이 남긴 유산은 없었기에 대자연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그리고 트랜스포머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나는 안 봤지만). 다음 코스로 넘어가기 위해 줄을 서야 할 만큼 사람들이 많다. 신기한건 이 거대한 자연에도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놓았다는 점이다.



이 엘리베이터는 나어제 적잖은 충격을 주었는데, 여행객들은 자연을 보러왔지만 동시에 인공구조물에 대한 감상까지 하고 있었다. 자연과 인공구조물의 조화. 중국의 유명 SNS 샤오홍슈에서는 이 엘리베이터가 인증샷 스팟으로 유명하다.



나는 작은 생명체로서 대자연을 조망하며, 실감나지 않는 경치에 기가 죽었다. 대자연은 작은 것 하나하나에 연연하며 살고 있는 나를 보며 비웃는 듯했다. 비웃음과 동시에 받는 위로. 절대 그렇게 살 필요가 없다는 위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정의 중간중간에는 이렇게 걷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가마꾼(중국식 표현: 滑竿工)이 있다. 그들은 사람들을 짊어지고 산을 오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천생삼교보다 더 큰 인생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4시간 가까운 시간을 걸으면서 내가 자주 마주친 풍경. 대자연 속의 한 없이 작은 사람들. 중국에 와서 모든 순간순간 취업이라는 도전과제를 부여받는 듯 했다. 뭐든 해내야 할 것 같은 느낌. 한국에 돌아가면 쉼없이 바로 좋은 직장을 찾아야 할 것 같은 부담감. 그런데 자연 앞에서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 오히려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남들을 의식할 것도, 비교할 것도 없고, 그저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에 집중해야겠다.



크고 멋진 폭포 앞에서 포즈 한 컷.


크고 무거워보이는 폭포에 모든 것이 휩쓸려갈 것 같지만, 막상 바로 밑에서는 작은 물방울들이 몸을 적신다. 수증기처럼 가벼운 물방울들. 나는 무거워보이는 문제들이 닥칠때마다, 두려워하고 주저한다. 모든 것이 쓸려내려가버릴 것 같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막상 소용돌이 속에 들어가면 그 문제가 그 문제다.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문제들은 작은 물방울들 처럼 나를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젖은 옷은 다시 말리면 된다. 수많은 아픔의 시간동안 내가 깨우친 생각이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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