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두고 도망가지 않아
오늘의 영어표현: I don't leave you high and dry
현재 캐나다 코스트코에 있는 Hearing Aid Center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부서는 다른 부서와 다르게 예약된 고객들을 대부분 상대한다. 물론, 워크인으로 들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언제나 정해진 스케줄대로 진행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해 보라. 코스트코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지. 그런 사람들을 하루종일 상대하고 나면 녹초가 돼서 집에 돌아오게 되어있다.
반면에, 다른 부서에는 직원들이 엄청 많지만, 우리 부서는 직원이 clinician을 제외하면 현재 3명밖에 없다. 한두 명만으로 그 많은 사람들을 감당할 수없기 때문에 각 부서에는 대체가능한 인원의 직원들이 항시 대기 중이지만 우리는 그리 많은 직원이 필요하지 않다. 최대 4명이면 충분하다. 최근에 1명이 그만두면서 현재는 3명이 되었다. 다행히 3명만으로 충분히 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고 있지만 문제는 그중 한 명이라고 못 나오는 날에는 남은 직원들이 엄청난 희생을 해야 한다.
나는 이 부서에 일한 지 이제 6개월 정도가 되었는데, 생각보다 일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알아가야 하는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런 와중에 클로징 시간대를 받게 되면 결국에는 혼자서 클로징을 해야 하는데 사실 부서 특성상 오후 5시 이후로는 진료가 거의 끝나서 그리 바쁘지 않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처음 일을 시작한 지 2주가 되었을 때 혼자 클로징을 해야 하는 일이 생겼었다. 문제는 겨우 2주밖에 안된 내가 뭘 할 수 있겠는가. 걱정부터 앞섰다. 워크인으로 찾아오는 고객들을 상대할 수 있는 단계가 아직 되지도 않았고 아직 업무파악도 잘 안된 상태에서 혼자 남게 된다니... 정말 막막했었다.
그렇게 조마조마하고 있는 나에게 같이 일하는 동료가 이렇게 말했다.
"We won't leave you high and dry."
너만 두고 도망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거였다. 다행히 일이 적응될 때까지 함께 남아주는 직원이 있어서 그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렇게 도움을 주는 직원들이 있는가 반면에, 자기 멋대로 일처리를 하는 직원도 있었다. '어차피 나만 아니면 돼' 라는 심보로 일하는 직원인데 그 직원이 현재 그만둔 상태이다. 그만둘 계획이 있어서였는지 뒷일은 생각도 안 하고 일을 한듯하다. 그 직원이야 말로 언제나 'leave us high and dry' 식으로 일한 것이다. 본인 근무시간이 끝나면 제대로 정리도 안 하고 바로 가버리는.. 정말 같이 일하기 싫은 타입이다. 그 직원이 그만둔다고 했을 때 다들 기뻐했던 게 생각이 난다.
나도 누군가 내 도움이 필요한 직원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 줄거다.
I don't leave you high and d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