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4. 언제나 말조심
Saturday, February 1, 2025
안돼~~~~~~~~!!!!!!!!!!!!! 삭제! 삭제! 싸아아악제!!!
이 소리는 매니저가 만든 단체톡방에서 실수로 매니저 뒷말하는 문자를 남겨버린 미치고 팔짝 뛰는 나의 모습이다. 그렇다. 지금껏 잘 쌓아 올린 내 공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욕이
아니라 팩트를 적었기에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읽혀 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은 재고조사가 있는 날. 이날만큼은 모든 직원들이 바짝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 얼마나 매장을 잘 관리해 왔는지를 자료로 남겨지기 때문에 부서의 모든 매니저들은 책임지고 자기 부서의 재고들을 조사해야 한다. 그래서 이날만큼은 하나도 빠짐없이 나와야 하는데 우리 매니저는 나오지 않았다. 마침 오늘 일기예보에 눈이 내린다고 해서 대부분의 예약 고객들이 스케줄 변경을 요청했다. 특히, 우리 매니저는 Squamish에 사는데 거의 Whistler 근처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여기서 엄청 멀리 살고 있다. 왜 그렇게 멀리까지 이사를 가서 통근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튼, 그 지역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기에 운전하고 출근하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이런 핑계로 안 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꼭 나와야 하는 상황임에도 나오디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매니저의 보스가 찾아와 그녀를
찾았다가 안 나왔다는 것을 알고 엄청 열받아버렸다.
뭐 이런 상황이 처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는 놀랍지는 않았다. 그래도 가끔 무책임한 우리 매니저의 행동을 보면 답답함을 어디에다 터놓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이 상황을 모를 같이 일하는 직원에게 사실 그대로 보스가 찾아와 매니저를 찾아왔고 다른 매니저는 다 왔는데 우리 매니저만 안 왔다고 푸념을 토했다. 근데 그
문자를 실수로 매니저도 있는 단체방에 보낸 것이다.
보내자마자 잘못 보낸 걸 알고 바로 삭제를 눌렀지만
이미 늦었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자연스럽게
문장을 연결해서 마치 매니저에게 보고하는 식으로 말을 보태서 문자를 연결하는 밖에. 재고조사도 무사히 마쳤다고 덧붙여서 연결했다. 이제 더 이상 수습 불가능이다.
문자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뒷말이 되거나 보고가 될 수 있다. 이제 나도 모른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으니 내가 진다. 그리고 앞으로는 문자로 누군가를 욕하는 짓을 안 할 것이다. Lesson learned!
오늘의 픽:
재고조사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