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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린 Oct 19. 2020

사랑하는 사람과 오래 사랑할 수 있는 방법

사랑이 오래가는 비밀, 상대방의 방어기제를 파악하라

어제는 <자존감 수업>의 저자 윤홍균 교수의 <사랑이 오래가는 비밀, 상대방의 방어기제를 파악하라>라는 세바시 강연을 보았다. 강연자는 뜨겁고 설레는 사랑이 오래가지 않는 이유를 '도파민'과 '가바'라는 신경 물질 분비로 설명한다. 설레는 감정을 가졌을 때 나오는 도파민이 계속해서 분비되면 우리 몸에 안 좋기 때문에 콩깍지를 씌우는 도파민과 이를 억제하는 가바가 번갈아 분비되는 시스템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우리는 그 어느 누구를 만나든 평생 설레고 흥분하며 사랑할 수 없다고 한다.



사랑의 유효기간이라고도 부른다지만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 이런 호르몬 장난이라면, 더 이상 도파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난 것이 아니라, 호르몬의 도움 없이 이제는 두 사람이 맞춰가며 만들어가는 것이 진짜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과의 오랜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콩깍지가 벗겨지더라도 그 사람의 좋지 않은 모습까지 끌어안아 줄 수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즉, 얼마나 서로를 감당할 수 있는가가 사랑의 동반자를 선택하는 기준이 아닐까.


강연자는 상대와의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서, 나와 상대방의 방어기제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방어기제란?

자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자신을 속이거나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여 감정적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심리 의식이나 행위



누구에게나 방어기제가 있다. 화가 났을 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나는 어떻게 감정을 푸는가?

그리고 나와 함께하는 사람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말을 아끼거나 상황을 피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말을 하고 관심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있다.

엉엉 울어버려야 풀리는 사람이 있고,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깔깔거리면서 잊어버리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영상을 보면서 나의 방어기제는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연애할 때는 미처 몰랐지만 결혼하고 나서 알게 된 것은, 나와 남편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푸는 방법이 너무 달랐다는 점이었다. 즉, 우리의 방어기제는 서로 정반대였다.


나는 속상하거나 화가 나면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는지' 나의 감정과 생각을 훌훌 다 털어놔야 마음이 풀린다. 그때 상대방은 '그렇구나, 이럴 때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앞으론 내가 더 이해해 줄게.'와 같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내 감정에 끄덕이며 공감을 해주면 된다.


하지만 남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말을 아끼고 우선 그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해도 역효과가 날 수도 있고, 당장 자기감정을 먼저 추슬러야 한다. 그렇게 마음이 정리되고 나서야 나와 이야기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처음엔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둘 다 동시에 화가 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우리는 각자의 방어기제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우리가 서로 안 맞는다고 생각했던 건 서로의 방어기제 때문이라는 걸

그 누구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각자의 방어기제가 달랐기 때문이라는 걸.

서로의 방어기제를 그대로 인정하고 나서는 서로 번갈아가며 맞춰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걸 조금 미리 알았더라면 우린 서로를 덜 미워하고 덜 아파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서로에 대해 조금씩 배워가면서 이해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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