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움을 볼 수 있는 사람
“얘들아, 유치원 선생님하고 초등학교 선생님은 뭐가 다르니?”
“… ”
“길동이 할 말 있는 것 같은데?”
“늙었어요.”
말할까 말까 주저하던 아이를 괜히 시켰나 싶었다.
아이의 말은 너무 솔직해서 웃음이 났지만, 집에 돌아오니 마음이 서글펐다.
이제 아이들에게도 내가 ‘늙어 보이는’ 사람이 되었구나.
나에게는 아직도 젊음의 싱그러움이 남아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뭘까.
좋은 점이 있기는 한 걸까.
몸은 더 쉽게 피곤해지고, 소화도 예전 같지 않고,
귀찮아지는 게 많아진다.
그렇게 시간은 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공부를 하다 보면 금방 배가 고파진다.
그래서 교실에 초콜릿이나 젤리를 준비해 둔다.
“얘들아, 이거 끝나고 초콜릿 하나씩 먹을까?”
“네!!”
아이들의 눈이 반짝인다.
그 티키타카에 나도 덩달아 신이 난다.
그날도 아이들이 공책을 가져오면 하나씩 확인해 주고, 초콜릿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마지막 아이까지 다 가져간 뒤였는데,
한 여자아이가 내 책상으로 와 봉지에서 초콜릿을 꺼내 가방에 넣으려 했다.
“어? 너 가져갔잖아!” 민재가 말했다.
그 아이는 아까 나에게 “초콜릿 두 개 주면 안 돼요?”라고 물었던 아이였다.
“안 가져갔다고 착각했나 봐~ ”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초콜릿을 다시 가져왔다.
그때 민재를 보니, 빙그레 웃고 있었다.
친구의 잘못을 자신이 밝혔다는 의기양양한 표정이 아니라,
“에이, 선생님.” 마치 그런 표정이었다.
그날 오후, 민재가 방과 후에 교실로 왔다.
물티슈를 가지러 왔다고 했다. 비데용 물티슈였다.
민재는 학교에서 화장실을 잘 가지 못한다.
배가 아파도 참고 있다가 결국 부모님이 데리러 온 적도 있었다.
아까 점심시간에도 화장실에 다녀온다 했는데 그때도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민재야, 이번엔 성공하는 거야. 성공하면 초콜릿 먹자.”
“네!!”
잠시 뒤, 민재가 교실로 들어왔다.
“선생님!!! 저 성공했어요!!”
그 얼굴이 너무 편안해서, 정말로 성공했구나 싶었다.
나이를 먹어서 좋은 것이 있었다.
이 사소하지만 대단한 성공을 축하해주며
함께 웃을 때,
더 이상 싱그러운 사람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싱그러움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