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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치 Mar 16. 2024

두 가지의 두근거림

<더 마인드>, 그리고 밀알샘의 책 쓰기 특강


원하는 것을 이루고 그 일상을 누리는 당신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 가슴이 설레는지 점검해 보라. 상상만으로도 너무 좋고, 미치도록 설레고,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면 ‘진짜 목표’가 맞다.
-<더 마인드>


가슴이 뛰는 것이 진짜 목표랬다. 나는 유치원에서 일하기 전까지,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공립유치원에서 일하기 전까지 생각만 해도 설레는 목표가 늘 있었다. 꼭 이루고 싶고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 사립에서 일할 때도 그 목표는 더더욱 설레고 간절했었다. 공립유치원 교사가 되는 것,  그리고 내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나. 내가 잘못된 꿈을 품었던 탓일까? 내가 목표를 잘못 설정했던 것일까? 다 이루어버려서 방황하는 것일까, 그저 현실이 냉혹해 이럴 수밖에 없게 된 것일까?


발령받은 이후 언젠가부터 나의 앞날이 그려지지 않았다. 내년에, 5년 후에, 20년 후에, 30년 후에 내가 어떻게 이 일을 하고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것저것 생각해 봐도 도무지 가슴이 뛰질 않았다. 아, 올해는 2년 간의 파견 후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오니 달갑지 않은 기억들로 인해 가슴이 쿵쾅거리긴 했다. 주말이든 평일이든 가만히 있다가도 갑자기 뜬금없이 심장이 두근거리며 숨이 차는 순간들이 오랜만에 다시 나를 찾아왔다. 밝고 거침없이 말하고 웃던 내가 어느새 냉소적으로 변해있고, ‘누구 하나 나 건드려만 봐’라는 날 선 전투모드를 취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에는 좀 슬퍼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더 마인드>를 읽는 내내 남의 이야기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저 ‘음.. 무슨 말인지는 알겠다.’ 정도였다.  그런데 이 책으로 좋은 자극을 많이 받은 여러 선생님들을 보니 나도 나의 꿈을 찾고 싶어지긴 했다. 하지만 내가 꿈꿀 ‘성공’은 무엇일지 고민다운 고민도 해보기 전에 그저 코 앞에 커다랗고 새하얀 벽을 두고 우두커니 서있는 느낌이 들어 그만두곤 했다. 어제는 휴직에 필요한 서류를 장학사님께 문의했고 병원 예약도 해놓았었다.


 그런데 오늘 책 쓰기 특강을 듣던 중 어느새 입가에 미소를 띠고 가슴 설레하는 나를 발견했다. 오늘 나는 알았다. 내가 월급의 일부를 받으며 당분간 일도 쉴 수 있다면 그것 또한 기대가 되는 일은 맞지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내 편도체가 도망치라 명령을 내리는 이곳에서 그 모든 것을 스스로 잘 다루어내고 극복해 내는 것, 그 모든 것들로부터 의연해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잘 이겨내 가는 과정을 매일 기록하고, 그 기록으로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일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마음에 함께 해줄 수 있는 책을 출간하는 것.


 운 좋게 이번에 상담사님도 좋은 분을 만난 것 같으니 지속적으로 상담의 도움도 받으며 정면돌파를 해볼 것인지, 아니면 내가 이번에 쉼을 택하는 것도 필요는 할지, 아직은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에게 ‘성공’이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것은 오늘의 큰 기쁨이자 성취고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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