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강용수
사랑은 종족 보존을 위한 자연의 기만이다.
행복이란 많은 경우 결핍에서 충족으로 넘어가는 ‘짧은 순간’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늘 결핍은 인간에게 고통이지만 충족에서 과잉으로 넘어가면 권태, 지루함의 감정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강용수
어떤 날은 깨 볶고 꿀 떨어지는 신혼생활이 이거구나, 싶다가도 각자 치열한 삶을 살고 들어온 저녁이 너무 고되어서 적막할 때면 불안해지기도 한다. 한 사람과 오랫동안 교류를 한 끝에 결혼을 했기에 우리의 결혼 생활에 권태로움이 빨리 찾아오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요즘 부쩍 생겨났다. 그래서 ‘인간은 끊임없이 결핍과 권태를 오가는 시계추와 같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권태와 지루함은 사랑이 충족되다 못해 넘쳐흘러 생긴 것이라는 것을 되뇌면서 불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사랑은 정말 자연의 기만일까? 그저 종족 보존을 위한 자연적 욕망을 사랑이라 착각한 것일까? 자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기에 고민되는 것일 테다. ‘자녀가 있어야 하는가?’, ‘왜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결혼은 왜 하는(했는)가?’까지 생각하게 된다. 사랑, 결혼, 자녀 이런 것들은 생각해 볼수록 의미도 정답도 이유도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