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었다
살랑이는 바람에서
눈물을 보았다
내가 울고 있는가
바람이 울고 있는가
가슴 밑바닥에서
아니오
아니오
아니오
몸부림치며 부인했지만
울음마저 등을 돌렸다
아무도 없었다
바람처럼 사람이 지나가고
지나간 자리에
풀이 돋고
꽃이 피었다
가시를 잔뜩 품은 아이가
바람 속을 달려간다
바람에서
피냄새가 났다
정오의 아파트 놀이터는 적막했습니다. 적막을 깨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갔습니다. 바람 길에서 바람이 울어댔습니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피 냄새를 남겼습니다. 그것은 상처가 아니라 오래된 기억의 냄새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시에 찔린 적막으로 그곳을 얼른 뜨지를 못했습니다. 스스로를 부정하는 목소리에 오래 갇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