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여행을 하며, 단기로 한 달 이내 머무는 사람의 경우에 엘 포블라도에 머무는 것이 일반적이다. 외국인이 엄청 많은 동네이기도 하고, 특히 파티나 클럽 등의 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 굉장히 많이 밀집되어 있기도 하다. 더욱이 이렇게 외국인이 많은 동네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말이 이상하게 들린다. '특정 국가에서 외국인이 많이 사는 곳이 안전하다.', 한국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이 안전할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이렇듯 치안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중남미 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이 그렇다. 현지인들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사는 동네가 훨씬 안전하다. 그래서 단기로 오는 여행객의 경우 엘 포블라도를 많이 선택하고, 꼭 파티나 클럽이 아니더라도 외국인들이 참가할 수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대형 쇼핑몰, 어학원 등이 몰려있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동네는 물가가 높은 편이다.
2. 엔비가도 (Envigado)
메데진을 이야기하면서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 동네가 에스코바르 어렸을 적 살던 동네이다. 엔비가도는 메데진 도시 중심보다는 남쪽에 위치해 조용한 편이고, 이곳에도 대학교와 어학원으로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하러 많이 가는 동네 중 하나다.
미국인 친구들은 종종 영어 자막이 있는 영화관을 가기 위해 엔비가도로 가곤 했는데, 내가 가본 곳은 지하철 역과 굉장히 가까웠던 Centro Comercial Viva Envigado라는 굉장히 큰 대형 쇼핑몰이 전부다. 6개월을 지냈지만 특별히 갈 일이 없었고, 주거지역이 대부분이라 장기로 머무르기엔 괜찮을 것 같았다.
3. 라우렐레스 (Laureles)
6개월간 머물렀던 라우렐레스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메데진의 두 번째 부촌이기 때문이다. 엘 포블라도는 확실히 메데진의 강남 느낌이고, 라우렐레스는 그보다는 조금 낮지만 여러모로 어학원, 축구경기장, 쇼핑몰 등 다양한 생활 편의 시설들이 많이 갖추어진 동네다. 또한 콜롬비아 치안이 불안했기 때문에 외곽으로 나가기보다 안전한 동네에 있으려고 했다. 라우렐레스에 있으면서 밤에 많이 돌아다녔는데 개인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폭발사고, 택시 강도, 가끔 들리는 총소리 등 이곳이 100%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게 별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체육관이 라우렐레스에 있었다. 내 경우 운동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체육관 근처에 숙소를 잡으려고 노력하는 터라, 라우렐레스에서 지내게 되었다. 물론 엘 포블라도, 엔비가도, 과야발 (Guaybal) 등 주짓수 체육관은 있었지만 가고자 하는 도장이 라우렐레스에 있었다.
엘 포블라도의 프로벤자, 제라스 공원 등과 비교했을 때 라우렐레스에 있는 LA70 거리는 확실히 부족하지만 이곳도 금요일 밤부터 주말 내내 음악이 멈추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번외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라우렐레스 바로 밑에 붙어있는 벨렌 (Belen)이나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라는 동네에서 지내면 어떨까 생각을 했다. 위치는 벨렌이지만 라우렐레스에 가까워 체육관도 걸어서 다닐 수 있고, 꽤나 안전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완전 현지인 동네이고, 안전하지는 않지만 벨기에에서 온 블랙벨트 사범님이 이곳에 살았다고 들었고, 한 친구의 어렸을 적 살았던 동네라고 해서 몇 번 다녀왔는데 분위기가 좋았다.
추가적으로 베요 (Bello)나 센트로 (Centro)는 위험하니 피하는 편이 좋다. 현지인들도 혼자는 잘 안 간다는 곳이고, 여행하러 갔다면 이곳은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