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근아 Jun 29. 2024

나의 엄지손가락

나의 가치를 찾아 기록하는 오늘의 그림일기

며칠 전, 새벽 독서모임 시간에 나는 몽테뉴의 책을 읽었다. 다른 날과 달리, 목차를 보고 마음에 내키는 제목을 골라 펼쳐 읽었다. 그 제목은 <엄지손가락에 대해서>. 철학책에서 엄지손가락? 나에게는 신선한 제목이었기 때문이다.

엄지 손가락, 라틴어 어원은 '강하다', 그리스어로는 '또 하나의 손'을 뜻하기도 한다. 그리고 무기를 잡으려면 엄지손가락이 굳게 잡아주는 역할이라 엄지손가락이 없으면 전쟁에서도 면제가 돼서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러한 내용이었다.





나에게 엄지손가락은 어떤 의미일까.


연필을 굳게 잡고, 스케치북에 나의 영혼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연필을 굳게 잡고, 책에 밑줄을 그어 나를 든든하게 채우며,

연필를 굳게 잡고, 노트에 나의 생각을 적어 나에게 더 깊은 사유를 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렇게 나를 굳건히 잡아,

심연의 나(Self)와 현실의 자아 모두를 더 가치 있는 나로서 키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의 엄지손가락은 무엇일까.


나는 몽테뉴의 엄지손가락 전체 이야기를 내 삶과 연결시켜 다시 생각해 봤다.


나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이고, 내 삶의 전체를 커버할 만큼 중요한, 나의 엄지손가락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러한 나의 최고의 강점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나머지 네 가지 장점들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내가 다른 사람들과 차별되는 나의 모습이었다. 순수하고 맑은 초민감성에서 발달된 창의성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나.


나는 나를 이렇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럼 여기서 나의 엄지손가락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약간은 오글거리는 표현이지만, 극단적으로 표현하여 나에게 적용시켜 생각해 본다면,


천진난만한 아이와 같은 순수하고 맑은 영혼?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나만의 스타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

세상에 없는 것을 독특한 생각으로 창조시킬 수 있는 창의력?

모든 감정과 모든 변화를 미세하게 캐치할 수 있는 섬세함?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조화롭게 바라볼 수 있는 전체를 보는 힘?


나의 강점들을 구체적으로 적어본 것이다, 나는 이것들을 나의 가치라 생각하고 이를 소중하게 지키려 한다. 이러한 가치를 통해, 나는 나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다시, 나의 엄지 손가락은 무엇일까. 

사실, 무엇이 되는 상관없다.


하지만, 엄지척(좋아요 이모지)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엄지를 아래로 돌려 내렸을 때, 나의 최대 단점으로 순간적으로 바뀔 수 있는 나의 가치는, 하나 있다. 순수하고 맑은 영혼. 이는 나를 어린아이처럼 철없는 어른으로 보이게도 한다.


그러니, 다시 엄지 척으로 올려놓고, 가끔은 네 손가락 안으로 엄지를 숨겨 나를 보호해야 할 것은 첫 번째, 천진난만한 아이와 같은 순수하고 많은 영혼'이라는 결론 내렸다.


이는 동화를 꿈꾸는 이로서 가장 바탕이 돼야 할 조건일 수도 있을 테지만,


나를 악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는 수호천사가 되어, 나를 순수하고 맑게 표현할 수 있게 지도해 줄 것이다.

내가 모든 것에서 순수하게 영감을 받을 수 있는 빛이 되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유도해 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감정과 변화를 미세하게 캐치해 낼 수 있는 섬세한 감각이 되어, 나의 길을 밝히고 나를 지킬 수 있도록 주도해 줄 것이다.

그리고, 밝은 빛으로 가이드해주는 등대가 되어, 모든 전체로 볼 수 있는 곳으로 인도해 줄 것이다.







며칠 전, 두 개의 아트 클래스를 등록을 했다. 왠지 이것이 호주에서의 첫 아트 여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 호주에서의 그림 전시회도 꿈꿔본다. 나의 순수하고 맑은 그림을 세상에 보일 그날을 고대해 본다.





이전 05화 하늘, 바다 그리고 우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