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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근아 Jul 20. 2024

햇살 혹은 가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햇빛은 쏟아져 내리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사방으로 쏟아지기는 하지만, 쏟아져서 없어져 버리는 것은 아니다. 그 쏟아짐은 확장이기 때문이다. 햇빛은 햇살이라 불리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즉, 햇빛은 공간 속에서 확장되어 나가는 선이다. 햇빛이 좁은 틈새를 통해 어두운 방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면, 햇살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햇살은 직선으로 나아가며 확장되다가, 공기가 뚫고 지나가는 것을 가로막는 단단한 물체를 만나는 경우에는 굴절되는데, 이때에는 그 지점에서 멈춰 서서 방향을 트는 것일 뿐이고, 억지로 뚫고 나아가려다가 미끄러지거나  추락하는 것이 아니다. 










나도



나의 빛을 찾는 중이다. 



그러다, 나의 새로운 모습을 찾으면서 어떤 모습이 진짜 나일까 궁금해졌다. 



생각지도 못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내가 아닌 듯도 했다. 




나를 사방으로 두르고 있는 여러 모습의 나를 인정하고 나니

나도 햇살을 가진 해가 되었다. 










다만,


따사로운 햇살을 확장시키는 해가 아닌, 

날카로운 가시가 되는 건 아닌지.





그러다, 모든 내 모습을 숨기고




다시, 나의 빛도 숨기고, 다시 사라지는 건 아닌지. 





그럼, 달빛, 별빛으로 다시 태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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