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X 6 X 6 X 6 X 6 X 6 = 46.656

나에게 큐브란

by 근아

[ 나를 들여다보는 6개의 시선 ] 브런치 북은 매주 6개의 글을 총 6주에 걸쳐 발행되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브런치 북은 각 글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차례대로 읽어가시길 권장합니다. ^^




6주 동안 매주 6개의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이 계획은 큐브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된 아이디어였다.


처음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에 대한 이야기를 6개의 주제로 나누거나,
내가 나를 탐구하는 6가지 방법으로 나누거나,
내가 일하는 6개의 영역으로 나누거나,
내가 경험하는 6가지 감각으로 나누거나,
내가 맡아야 할 6개의 역할로 나누거나,
내가 배우고자 하는 6가지 목표로 나누는 것.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나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내 머릿속이 그렇게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며, 나 자신을 그렇게 간단하게 분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6개의 분류가 모두 뒤섞이면 총 46,656가지의 경우의 수가 생긴다. 그 속에서 나의 생각은 정신없이 돌아다닌다.


1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7과 연결되고, 394와 인연을 맺고, 40,389에서 원인을 찾은 후, 518을 우연히 지나, 2로 다시 연결되는, 나조차도 내 생각이 어디로 흐를지 모르는 이 복잡한 생각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나에게 6가지로 정리하라고 하는 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숫자는 단순하게 계산된 수치에 불과하다. 이를 조금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이 수는 46656의 6 제곱으로 다시 증가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릴 때 생각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처럼 말이다.


어떤 종이를 사용하느냐,

어떠한 재료로 그림을 그리느냐

어떤 색을 선택하느냐,

어떠한 기법으로 표현하느냐,

어떤 각도에서 시선을 두느냐,

어떠한 감정을 담아내느냐.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하나의 주제에 대해 그릴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는 것처럼, 나도 나에게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러니 매일매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하루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더 다양한 경험들로 채우려 노력 중이다.



"개념이 지닌 힘은 직관적 인식에서 비롯된 통찰의 샘에서 나오는 것이며, 이를 자기 안에 저장할 때 비로소 진정한 힘이 된다. 그러므로 참된 철학이란 추상적 개념으로 급조된 저급한 인식의 한계를 넘어, 내적 관찰과 외적 관찰, 내적 경험과 외적 경험에 근거한 자유로운 인식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 쇼펜하우어 "



내가 철학을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내 삶을 나만의 철학으로 채우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의 '내적 관찰, 외적 관찰, 내적 경험, 외적 경험 그리고 인식의 자유로운 활동'이라는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그렇게 하고 있는 중이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참된 철학이라고 말해주니 감사했다.


물론, 그 모든 과정이 아직은 서툴고, 느리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그러니, 이 브런치북을 시작하며 좀 더 의식적으로 나의 하루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나는 여섯 개의 일하는 영역으로 나를 나누고,

여섯 가지 역할로 나를 정의 내리며,

여섯 가지 배움의 목표를 설정해 놓은 후,

여섯 개의 주제로 나를 들여다보고,

여섯 가지 방식으로 나를 깊이 탐구하며,

여섯 가지 감각으로 나의 경험을 다시 생각해 본다.


이제 나는 매일 더 넓어진 시야와 새로운 접근 방식을 통해 내 삶을 바라보며, 그 안에 담긴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더 풍부한 하루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제한 없이, 가능성을 열어두고, 나만의 방식으로 내 하루를 채워가려는 이 결심이 나의 성장과 변화를 이끌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 하루하루의 이야기를 [나를 들여다보는 6가지의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본 후 이 브런치북에 담으려 한다.






(주)철학에세이, 아루투어 쇼펜하우어, 지훈,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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