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나의 색으로 채우는 하루

큐브 안을 살펴보다 06

by 근아

[지난 글들에서 이어집니다.]



"큐브의 면은 각각의 톤을 가지고 있어요."


이 말은 큐브를 그리는 소묘 시간에 교수가 했던 이야기다. 큐브의 각 면은 주변 환경에 따라 밝기와 어둠이 결정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면이 본연의 색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여기서 교수가 강조했던 단어가 유난히 마음에 남았다. 바로 "individual"이라는 단어였다.


individual : 각각 [개개]의, 개성 있는, 독특한


이 단어가 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나는 이 단어의 의미를 내 삶에 적용해 보았다. 매일의 일상도 각각의 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결국 매일의 삶이 특별함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이어졌다.


이것은 월요일에 썼던 매일매일 나의 하루가 특별한 이유와도 비슷한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교수가 강조한 내용이 있다. 큐브 석고상의 색은 기본적으로 하얀색이므로, 아무리 짙어도 검은색처럼 어두워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밝고 어둠의 단계를 10으로 나누었을 때, 큐브의 가장 어두운 부분은 5 정도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개념을 내 삶에 다시 적용해 본다.


내 삶을 나타내는 큐브의 색은 어떠할까?


하얀색을 가지고 있으니 1에서 5의 톤을 가지면 될까?

옅은 핑크색의 삶이니 3에서 7의 톤을 가지면 될까?

짙은 파란색의 삶이니 6에서 10의 톤을 가지면 될까?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나의 삶은 밝은 색일까? 어두운 색일까?

나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삶을 즐기고 있을까?

아니면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여기서 나는 스스로에게 진지한 질문을 또 던지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삶의 톤은 무엇일까?

삶의 각 면이 서로 다른 톤을 가진다는 것은 결국 내 삶도 다양한 색을 가진다는 의미가 아닐까?

큐브의 각 면이 그렇듯, 내 삶의 다양한 순간들도 각각의 톤과 색을 지니고 있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리고 그 삶을 어떻게 그려나가고 싶은지에 대한 답이 조금씩 보이는 듯했다. 삶의 톤을 조절하며 밝음과 어두움 사이에서 나만의 고유한 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큐브 안을 채우는 매일매일의 도화지에는 어떤 색이 칠해져 있을까? 그리고 그 색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전체적인 그림은 어떠할까? 끊임없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결국, 교수의 말처럼 큐브의 각 면이 주변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만의 색을 지켜야 하듯이, 나 또한 내 삶 속에서 나만의 색을 잃지 않고 지켜나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내 삶의 매 순간이 개성 있고 독특한 톤을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그림을 만들어가는 것이 내가 바라는 삶의 모습이 아닐까?


매일매일 나는 이런 질문들로 하루를 꽉 채우고 있다. 외부에서 들어온 자극을 내면으로 돌려 나를 들여다본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는 자연스레 내 삶의 색이 채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지금 어떤 색을 가지고 있는지, 그 색의 밝기와 깊이를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나만의 색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확신은 있다.


이렇게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지금의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의 색을 제대로 그리고 있는 걸까?"

"나의 색을 만들고 있겠지? 다른 이들의 삶 색을 따라 칠하느라 힘겨워하지는 않겠지?"


그렇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다.

이제 individual person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룹 속에서 나의 독특함을 가진 개인. 근아.




오늘 하루는 4의 톤을 가진 초록색의 물음표를 잔뜩 그린 날이다.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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