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일상, 나의 중심을 찾다

큐브안을 들여다보다 07

by 근아

[지난 글들에서 이어집니다.]


큐브 안을 들여다보며 글을 쓰면서, 나에게 가장 중심이 되고 가장 큰 영향력을 준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이끌려온 것은 어떤 강력한 동기부여나 나를 도전하게 하는 성공의 목표가 아니라, 바로 매일매일의 일상을 이끄는 나의 정신이었다. 이 일상은 때로는 사소하고 평범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 담긴 힘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단단하고 묵직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이러한 힘은 내가 이어나가고 있는 다양한 예술적 활동 속에서 더욱 강력하게 드러나고 있다..


내가 언제부터 나의 하루를 나에게 집중해서 살았는지 돌아보면, 그것은 아마도 초등학교 5학년, 예술중학교 입학을 준비하기 시작한 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 시기부터 나는 하루하루를 꽉 채워, 오로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갔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몰아붙였고, 그렇게 하루를 채우는 것이 성공을 위한 당연한 과정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나의 삶은 점점 더 메말라갔고,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마침내 그 균형이 무너져 버렸다. 나는 허둥지둥 모든 것을 놓친 듯했고, 세상이 어지러워 보이기 시작했다.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길러 온 지구력 덕분에 나의 하루하루는 결코 헛되지 않았고, 어느 정도 보람을 느끼며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직장생활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그 보람의 이면에는 항상 빈틈이 존재했다. 나의 하루를 남들과 같은 색으로 칠하는 데에 바빴다. 나만의 색이 아닌, 낯설고 불편한 색으로 나 스스로를 덮어야 했다. 그리하여 하루하루를 나에게 집중하며 살아갔지만, 결국엔 그저 '열심히 살았다'는 결과만 남았을 뿐이었다.


그러던 중, 다시 나의 하루에 집중하며 나만의 색으로 채워진 날들을 돌아보면, 그 시작은 약 10개월 전이었다. 그때 나는 글쓰기를 시작했다. 글 속에 담긴 나의 이야기가 차츰차츰 펼쳐지면서, 나는 비로소 나의 하루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철학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 속 한 줄 한 줄에 담긴 깊은 의미가 나의 마음에 닿으면서, 나는 비로소 나의 하루를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이처럼, 글쓰기는 단순히 문장을 채우는 작업이 아니었고, 독서는 내용을 이해하는 활동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 두 가지 활동은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오랜 시간 묻혀 있던 감정과 생각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보는 과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나의 하루를 가볍게 여겼는지를 깨달았다. '열심히 살았다'라고 생각했지만, 그 열심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하루하루의 중심에 서 있는 나 자신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다양한 시각을 통해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또한 매일의 사소한 일상들이야말로 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 일상은 단순히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라, 나 자신을 중심에 세우고, 나를 형성하며, 나의 색을 채우는 핵심이어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일주일 동안 큐브 안을 들여다보며, 나의 내면의 중심에 무엇이 존재하는지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나 자신을 발견했고, 나의 하루하루가 생동감 있게 움직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힘겨운 하루를 보내더라도, 그건 나였고, 나만의 색으로 채워져 있었다.






다음 주부터는 이 일상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변화된 나의 일상들의 가치에 대해 더욱 깊이 들여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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