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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_ 2. 다름

by 근아

"나를 중심으로 관계를 생각한다. 이 또한 왜, 이런가를 계속해서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큐브를 제일 드러내야 한다. - 나를 돋보이게."


이 문장은 내가 큐브에 대한 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만든 근본적인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이 브런치북을 마무리하면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모든 생각이 이 한 문장에 담겨 있다. '나를 중심으로 관계를 생각한다'는 말은 겉으로는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나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타인과 세상 속에서 나를 어떻게 위치시키며 관계를 맺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나라는 존재는 단순히 주어진 환경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나는 그 관계 속에서 나를 돋보이게 해야 한다. 여기서 '큐브'라는 것은 나 자신을 상징하며, 이 큐브를 가장 먼저 드러내야 한다는 것은 내가 나를 중심으로 세상의 관계들을 재해석하고, 그 안에서 나의 고유함을 빛나게 하는 방식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나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기준을 내 방식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그 안에서 나의 독창성을 보여주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나는 나의 무기가 관찰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관찰은 사물과 나를 분리하고, 차이를 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 내가 첫 번째로 하는 행동은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 어떻게 다른지,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요즘 내가 관찰하는 핑크색 나뭇잎을 가진 식물은 그 색깔과 질감이 다른 식물들과는 어떻게 다른지, 그 미묘한 차이를 발견하면서 나는 그 식물의 독특함을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이때 떠오른 말이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주)가 그의 일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엇을 보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보는가이다." 이 말처럼 단순히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내가 무엇을 발견하고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이러한 관찰력은 나를 들여다보는 과정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나 자신이 다른 이들과 어떻게 다른지에 집중하고, 그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했다. 단순히 인간과의 비교뿐만 아니라, 나와 사물들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도 이 과정의 일부였다. 예를 들어, 자연을 바라보며 내 삶을 성찰하는 것도 이런 분석에 포함된다. 나는 자연 속에서 나를 관찰하며, 내가 그 안에서 얼마나 독특한 존재인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 쉽다. 나 역시 한때 그러한 과정에서 자신감을 잃거나 작아지는 기분을 느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내가 남들과 다른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주 미세한 차이점조차도 나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내가 얼마나 다른지를 발견해야 하고, 그 차이가 충격적일 정도로 특별하다면, 그것이야말로 나를 가장 확실하게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이 과정에서 내게 중요한 것은 그 차이가 장점이든 단점이든 상관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했다. 그 차이를 통해 내가 누구인지, 나의 고유함이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것들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분석하는 이 관찰의 과정에서 나는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그것이 내가 큐브 프로젝트를 통해 궁극적으로, 나 스스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인간은 단지 내가 서 있는 자리일 뿐이다.
내 앞에 펼쳐진 전망은 무한하다.
이 전망은 내 모습을 비추는 거울로 된 방이 아니다.
나를 비추면 나 이외의 다른 무언가가 보인다.

- 소로의 일기




(주) 소로의 일기, 핸리 데이비드 소로, 갈라파고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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